김기현·인요한 15분 비공개 회동…사실상 김 대표 ‘판정승’
‘최악 갈등’ 피했지만 11일 최고위 보고 뒤 ‘빈손 해산’ 절차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만났다. 김 대표는 혁신안을 높게 평가하고, 인 위원장은 김 대표의 혁신 의지를 확인했다며 갈등을 봉합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사실상 김 대표의 판정승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회동은 15분 만에 끝났고, 인 위원장은 침묵으로 다소 불편한 마음을 표현했다. 혁신위원회는 ‘김 대표 체제 유지용 시간끌기’였다는 평가 속에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 보고를 끝으로 해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날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뤄졌다. 김 대표는 대표실에 인 위원장과 지난달 17일 회동에서 둘 다 활짝 웃으며 찍은 사진을 걸어뒀다. 그는 “요즘 날씨도 안 좋아 독감도 많은데 괜찮냐”고 안부를 물은 뒤 “어느 혁신위보다 왕성하게 활동하고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는 데 많은 역할을 해줘 감사드린다”고 인 위원장을 추켜세웠다. 인 위원장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감사합니다” 정도로 짧게 답했다.
두 사람은 15분 정도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김 대표는 “혁신위 활동으로 당이 역동적으로 가고 있다”면서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제안은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한 충정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회동 후 브리핑에서 전했다. 김 대표는 “지도부의 혁신 의지를 믿고 맡겨달라. 제안한 안건은 당의 혁신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최고위에서 의결할 수 있는 사안이 있고 공관위가 전략적으로 선택할 일이 있어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인 위원장에게 양해도 구했다.
인 위원장은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책임 있는 분들의 희생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면서 “오늘 만남을 통해 김 대표의 희생과 혁신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정해용 혁신위원이 전했다. 인 위원장은 “지금까지 혁신위가 절반의 성과를 만들어냈다면 나머지 절반 성공은 당이 이뤄주실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인 위원장은 회동 후 나갈 때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도 굳은 표정으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날 만남은 당 일각에서 7일 혁신위가 극약 처방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권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두 사람이 화해 메시지를 나누며 최악의 갈등은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김 대표의 승리로 평가된다. 혁신위의 핵심 요구인 ‘당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의 불출마·험지 출마’에 대해 한 달 이상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고, 혁신안으로 의결도 하지 않은 채 끝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날 김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오찬을 함께하며 김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
인 위원장의 침묵은 이로 인한 불편한 마음을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 위원장이 지난달 17일엔 김 대표와 밝은 표정으로 42분간 면담했던 것과 대비된다.
혁신위는 7일 회의에서 논의해 조기 활동 종료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변인은 “그동안 혁신위가 제안한 내용을 종합보고해서 내일 혁신위원들 동의를 구하면 월요일(11일) 최고위에 종합보고하겠다는 (인 위원장의) 말씀이었다”고 전했다.
조미덥·이두리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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