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원재료도 ‘중국 의존’ 심화
네온·크립톤 등 공정용 소재
러시아·우크라 전쟁 이후
상당 부분 중국산으로 대체
2차전지 분야도 의존도 높아
중국발 ‘요소 공급 불안’이 또다시 대두된 가운데 국가 핵심 산업인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다수 원재료들도 중국산 비중이 최근 5년간 부쩍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경향신문이 6일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0월까지 네온 수입액 1619만달러 가운데 중국산은 1316만달러(81.3%)인 것으로 집계됐다. 2018년 17.7%에서 5년 만에 4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네온은 반도체 노광공정(웨이퍼 위에 회로를 빛으로 새기는 작업)에 쓰이는 특수가스다.
반도체 회로의 패턴 중 불필요한 부분을 깎아내는 ‘식각공정’에 쓰이는 크립톤·제논도 마찬가지다. 크립톤의 중국산 비중은 2018년 13.1%에서 올해 43.2%로 대폭 늘었다. 제논도 같은 기간 5.1%에서 67.0%로 급증했다. 제논의 경우 중국산 수입액은 2018년 180만달러였으나 지난해 2억3909만달러로 100배 넘게 급증했다.
반도체 공정용 희귀가스는 주로 러시아·우크라이나에서 들여왔다. 하지만 전쟁 발발로 갑작스러운 품귀현상을 겪으면서 크립톤·제논은 약 5배, 네온은 50배까지 가격이 치솟았다. 그러자 국내 반도체 업계가 러시아·우크라이나산 비중을 줄이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중국산으로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원판인 실리콘웨이퍼도 중국산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18년 중국산 웨이퍼 수입액 비중은 3.3%에 불과했으나 불과 5년 만에 24.3%로 늘었다. 반면 기존 웨이퍼 강자였던 일본산 비중은 같은 기간 52.8%에서 36.4%로 급락했다.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웨이퍼 기업들을 밀어주고 있는 데다, 일본산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면서 한국 시장을 점차 잠식해 나가는 양상이다. 2차전지 분야에서도 핵심 재료로 꼽히는 인조흑연(93.3%), 산화리튬·수산화리튬(82.3%) 등의 중국산 의존도는 더 높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용 가스나 소재 등은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곤욕을 치르고 난 뒤 어느 한 국가에 쏠리지 않도록 공급처를 다원화해 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반도체 산업에 깊숙이 얽혀 있는 중국의 존재감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월 중국이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갈륨·게르마늄 수출을 통제한 것도 비슷한 사례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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