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법 잘 알려진 감염증”…당국 ‘진료지침’ 보급키로
보건당국이 최근 소아를 중심으로 유행 중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에 대해 진료지침을 마련해 병·의원 진료 현장에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6일 오후 6시 충북 오송 질병청 긴급상황센터에서 관계부처 담당자와 전문가들과 영상으로 자문회의를 열고 발생 동향 및 항생제 수급 현황 등을 점검, 대응계획을 논의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모두발언에서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그간 국내에서 3~4년 주기로 유행하고 있는 폐렴으로 마지막 유행이 2019년에 보고돼 올해 유행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이 감염병은 올해 9월 이후 국내 발생이 늘고 있다. 최근 4주간 입원 환자 수가 1.6배 증가했는데, 11∼12세 소아 연령층에 대부분(80.7%) 발생하고 있다. 다만 11월 넷째 주 기준 환자 수는 270명으로, 2019년 같은 기간(544명)의 약 50% 정도 수준이다.
질병청은 회의 종료 후 보도참고 자료를 내고 “오늘 회의에 참석한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의 경우 이미 치료법이 잘 알려져 있어 질병 자체에 대해 지나친 공포를 가질 필요가 없다는 평가를 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유입된 신종감염병이 아니고 오래전부터 발생해왔던 감염병으로 일반적으로 항생제로 외래 치료가 가능한 감염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증 환자 등 임상진료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고려해 ‘진료지침을 마련하고 내성 환자에 사용할 수 있는 치료제 사용기준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최근 ‘항생제 내성’에 관한 우려가 제기됐는데 대한소아감염학회장인 최은화 서울대어린이병원장은 “1차 항생제로 치료가 안 되는 내성 폐렴인 경우 2019년 대한소아감염학회·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에서 만든 ‘소아 마크로라이드 불응성 중증 마이코플라스마 폐렴 치료지침’을 참고해 2차 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장기간 코로나19 유행을 거치면서 다른 호흡기감염병에 대한 면역력이 약화돼 있고 개인위생 수칙 준수에 대한 긴장감 저하와 동절기임을 고려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향후 환자 발생 상황을 의료계와 관계부처에 지속 공유해 진료에 필요한 항생제 등 치료제 관리 및 입원환자 관리에 참고하도록 하고 임상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료지침을 복지부, 전문가와 합동으로 보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항생제 수급 상황을, 보건복지부는 소아 병상 현황 등을 모니터링해 공급이 부족하지 않도록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날 17개 시·도를 통해 관할 어린이집에 해당 감염병 정보와 호흡기 감염병 예방 수칙을 안내하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 감염증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에 의한 급성 호흡기 감염증이다. 증상은 열, 두통, 콧물, 인후통 등으로 감기와 비슷하나 약 3주가량 지속해 대개 일주일 정도 앓는 감기와 차이가 있다.
가족이 함께 생활하는 가정이나 집단이 생활하는 보육시설, 기숙사 등에서 확산하기 쉬우므로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등교와 등원을 자제하고 집에서 쉬는 게 권고된다. 어린이집 미등원 시에도 법정 감염병(4급)에 따른 불출석에 해당돼 출석일수로 인정된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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