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M] 농촌 치매노인 실종 '빨간불'‥"추적장치 무용지물?"
[뉴스데스크]
◀ 앵커 ▶
우리나라 치매 환자가 올해 백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치매 실종 신고도 한 해 만 건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농촌에 사는 치매 노인들은 한번 실종이 되면 사망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죠.
그래서 치매 노인이 실종이 됐을 때 빠르게 위치를 추적하는 장치를 정부에서 보급하고 있는데, 과연 제대로 쓰여 지고 있는지 김초롱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전남 장흥의 한 마을의 교차로.
새벽 2시쯤 뒷짐을 진 노인 1명이 주위를 두리번거리면서 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갑니다.
인근에 사는 87살 할머니로 치매환자 입니다.
할머니는 실종신고 다음 날 아침 인근 댐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집과 불과 1.3km 떨어진 지점이었습니다.
시골 마을이라 할머니의 모습이 찍힌 CCTV가 설치된 곳은 1곳 뿐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 전남 나주의 한 마을에서도 치매를 앓던 70대 노인이 실종됐습니다.
실종 당일 저녁 가족 신고로 헬기, 수색견까지 동원돼 수색에 나섰지만 열 하루만에 인근 갈대밭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곳은 노인의 집에서 1km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두 사건 모두 농촌의 외딴 곳, CCTV가 없거나 드문 곳에서 일어났습니다.
[문영상 / 전남경찰청 강력계장] "CCTV 등 행적 추적을 위한 안전망이 부족해 실종 치매노인의 초기 행적 파악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래서 정부도 2년 전부터 이른바 배회감지기를 보급하고 있습니다.
치매환자에 위치 추적기를 달아 보호자가 스마트폰 앱 등을 통해 추적할 수 있게 한 겁니다.
그런데 취재결과 숨진 치매 노인들도 배회감지기 보급대상자였지만 사고 당시 사용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자체가 착용을 권했지만 사용법이 어려워 신청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나주시 관계자 (음성변조)] "무조건 안내를 하고요. 그리고 사용법이 어려워서 배우자분(보호자) 같은 경우에는 다 고령이시기 때문에 서로 간에 그거(배회감지기)의 필요성을 못 느끼세요."
하지만 자녀와 따로 사는 노인들, 특히 치매 환자에게 새로운 전자기기 사용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A 지자체 관계자 (음성변조)] "시골 같은 경우에는 혼자 계시거나 노인 부부가 계세요. (배회감지기) 충전을 못 하셔서 사용을 못 하는 경우가 있죠."
그래서 추적기를 신발 깔창에 넣거나 옷에 붙이는 인식표도 보급됐지만, 치매환자가 다른 옷이나 신발을 신고 실종되면 소용이 없긴 마찬가지..
[B 지자체 관계자 (음성변조)] "(배회인식표는) 옷 안쪽으로 이렇게 다림질하면 열이 가해져서 스티커처럼 이렇게 딱 부착이 돼요. 사용하기 불편해서 안 하고 계신다고…"
실제 보급된 배회감지기 수는 6,600여 대로, 65살 이상 치매환자 수에 비해 0.6%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쓰기 어려운건 둘째고 보급 자체도 안된 겁니다.
[임원선 / 신한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치매는 과거의 기억은 있지만 최근 기억은 없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교육하고 돌아서면 잊어버려요. 그러니까 이분들이 습관적으로 몸에 지닐 수 있는 것에다 하는 대안을 찾아야 된다…"
치매환자의 10명 중 6명은 1번 이상 배회 증상을 겪고 있고, 연간 1만여 건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고 있지만 치매 실종 사망자 수는 집계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초롱입니다.
영상취재: 임원후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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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임원후 (광주)
김초롱 기자(clkim@k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50663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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