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 대동 부산찾은 尹대통령 "빈살만에 韓기업 건설참여 요청"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1주일만인 6일 부산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에서 가진 '부산 시민의 꿈과 도전'간담회에서 "그간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이끌어준 각계 시민 대표와 기업인, 누구보다 엑스포 유치를 뜨겁게 열망했던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획기적인 규제 혁신 특례 지원으로 부산의 글로벌 거점화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간담회에는 시민대표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재원 SK수석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 등 기업인, 정부·지자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2030부산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으나 부산을 남부권 거점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낙담한 부산 시민들을 달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통과와 가덕도 신공항 개항과 한국산업은행 부산 이전, 북항 재개발 사업 신속 추진 등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누구보다 엑스포 유치를 뜨겁게 열망했던 부산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유치 과정에서 부산시민과 우리 국민 전체, 또 기업과 정부가 하나가 되어 전 세계에 원팀코리아를 보여줬다"고 인사했다. 이어 "저는 대선 때부터 서울과 부산, 2개의 축으로 우리나라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우리가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모든 국토를 촘촘히 빠짐없이 다 활용해야 한다"면서 "엑스포 유치의 뜻은 이루지 못했지만 전 세계 180개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을 상대로 부산을 홍보했고, '부산 이즈 레디(부산은 준비됐다)'는 세계의 어느 누구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됐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이 물류와 금융, 디지털과 첨단산업의 거점도시로 명실상부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제도와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며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과 이를 추진할 범정부 거버넌스를 신속히 만들겠다. 가덕도 신공항은 반드시 계획대로 제대로 개항할 수 있도록 하고, 공항과 연계된 철도, 항만 등 트라이포트 물류 플랫폼도 계획대로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한국산업은행의 부산 이전도 조속히 마무리 짓고 북항 재개발 사업도 예정대로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인프라 구축은 부산을 축으로 영호남 남부권 발전을 추진하고 전국 균형 발전을 통한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한 것"이라며 "부산은 다시 시작한다. '부산 이즈 비기닝(Busan is beginning)'"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가 끝난 뒤 산의 대표 전통시장인 국제시장과 부평깡통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했다. 윤 대통령이 취임 이후 부산 국제시장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재계 총수들과 함께 빈대떡, 떡볶이, 튀김만두 등을 먹으면서 상인들과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시장에서 "부산을 세계적인 도시로 더 발전시키겠다"며 "외국 투자기업들을 더 많이 유치해서 부산을 더 발전시키고, 청년들에게 좋은 기회를 더 만들겠다. 걱정하지 마시라"고 말했다.
그 뒤 윤 대통령은 인근 돼지 국밥집에서 간담회 참석자 일부와 점심을 먹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엑스포 축하 전화를 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사우디 리야드 엑스포 시설 건설을 해낼 수 있는 기업은 한국 기업뿐"이라며 협력을 요청한 사실도 전했다.
또한 시장 방문이 익숙하지 않은데도 기업 총수들이 동행해준 점에 대해 감사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이재용 삼성 회장은 "떡복이가 진짜 맛있어서 먹었다"고 말해 장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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