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총학 투표하면 에어팟 드려요”…후보도, 관심도 없는 선거

KBS 지역국 입력 2023. 12. 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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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건조기와 스마트모니터, 에어프라이어까지 여러 가전제품이 경품 목록에 즐비합니다.

어떤 행사일까요?

한 대학이 총학생회장 선거에 투표한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경품 행사입니다.

최근 이렇게 '총학 선거' 투표 행사를 기획하는 대학이 많아졌는데요.

태블릿PC, 스마트워치, 무선이어폰, 커피머신까지 대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경품을 앞세워 투표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총학생회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은 어떨까?

투표율을 살펴보면 얼마 전, 서울대 총학생회장 선거는 24%.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고 기준 투표율 미달로 선거도 무산됐습니다.

배재대에서는 총학생회장 입후보의 벌금형 기준을 완화하고, 대신 단과대 추천을 강화하는 내용의 선거 규칙 개정이 총학 차원에서 이뤄졌습니다.

학교 측은 규칙 개정을 포함해 총학이 단독으로 진행했던 선거 자체도 인정하지 않았는데요.

총학 측은 "선거 입후보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출마 문턱을 낮추기 위해서"였다고 설명하면서 학교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투표율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후보자가 아무도 없어서 선거가 무산된 대학도 있고요.

입후보자가 있더라도 단독 출마로, 찬반 투표를 통해 당선이 결정된 총학생회도 많습니다.

충남대도 2000년대 후반부터 대부분 단독 출마였죠.

[양정호/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 "요즘 대학생들은 자신의 권리 또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대해서는 엄청나게 확실히 요구하지만,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다고 생각하게 되면 관심이라든지 관련 투표라든지, 향후 총학생회에서 여러 가지 하는 활동에 대한 지원을 철회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습니다."]

민주화 바람이 불던 80년대, 그리고 90년대까지만 해도 총학생회는 대학 자치 기구로서 활동이 활발했고, 그 역할도 컸습니다.

주요 대학 총학생회장 투표율이 70%에 육박하는가 하면 여러 입후보자가 당선을 위해 열띤 경쟁을 벌이기도 했죠.

1990년, 충남대 총학생회장 선거 입후보자 홍보물입니다.

'노태우 정권을 타도하고 민중 권력을 쟁취하자'라든가 '민주', '자유', '통일' 이런 단어가 등장하는데요.

얼마 전 당선된 충남대 총학생회장 공약을 보면, 기숙사와 학생 식당 개선, 타 대학 교류 활성화 같이 학교생활에 관련된 내용이 많습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큰 공감은 끌어내지 못하는 분위기죠.

또, "총학생회장은 정치권으로 들어가는 관문이다" "정치권 지원받는 친구들이 총학이었다" "총학 출신 정치인들의 행보가 실망스럽다" 이렇게 대학 내 정치가 국가 정치권으로의 연결고리가 됐던 그간의 사례들도, 총학에 대한 학생들 관심이 시들해진 이유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김동현/전 고려대 세종캠퍼스 총학생회장 : "'민주화'라는 의제가 소멸된 시점에서 총학생회가 다른 대안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사실 학생들의 관심은 취업이나 본인의 진로를 어떻게 잡을지 이런 부분이잖아요. 총학생회가 주거, 원룸에 대한 문제나 학생들을 취업시켜주기 위해서나 창업을 위해 목소리를 내냐? 사실 그건 아니거든요."]

시대와 함께 총학이 추구하는 방향도 달라졌습니다. 하지만 총학생회가 '대학 자치의 꽃'이라는 말도 이젠 옛말이 돼가고 있는데요.

총학에 대해 시들해진 관심에는 어쩌면 대학이 취업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해 버린 지금의 현실이 반영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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