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인요한 15분 회동 “혁신 의지 확인”만···김 대표 판정승, 혁신위 해산할 듯

조미덥·이두리 기자 2023. 12. 6. 18: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간담회에 앞서 악수 하고 있다. 2023.12.6 박민규 선임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와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6일 만났다. 김 대표는 혁신안을 높게 평가하고, 인 위원장은 김 대표의 혁신 의지를 확인했다고 갈등을 봉합하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사실상 김 대표의 판정승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회동은 15분 만에 끝났고, 인 위원장은 침묵으로 다소 불편한 마음을 표현했다. 혁신위는 ‘김 대표 체제 유지용 시간끌기’였다는 평가 속에 오는 11일 최고위원회의 보고를 끝으로 해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두 사람의 만남은 이날 오후 국회 당대표실에서 이뤄졌다. 김 대표는 대표실에 인 위원장과 지난달 17일 회동에서 둘 다 활짝 웃으며 찍은 사진을 걸어뒀다. 그는 “요즘 날씨도 안좋아 독감도 많은데 괜찮냐”고 안부를 묻고 “어느 혁신위보다 왕성하게 활동하고 국민적 관심을 끌어내는데 많은 역할을 해줘 감사드린다”고 인 위원장을 추켜세웠다. 인 위원장은 공개발언 없이 고개를 끄덕이거나 “감사합니다” 정도로 짧게 답했다.

두 사람은 15분 정도 비공개 대화를 나눴다. 김 대표는 “혁신위 활동으로 당이 역동적으로 가고 있다”면서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제안은 혁신을 성공시키기 위한 충정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고 박정하 수석대변인이 회동 후 브리핑에서 전했다. 김 대표는 “지도부의 혁신 의지를 믿고 맡겨달라. 제안한 안건은 당의 혁신과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다만 최고위에서 의결할 수 있는 사안이 있고 공관위가 전략적으로 선택할 일이 있어 바로 수용하지 못하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인 위원장에게 양해도 구했다.

인 위원장은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해 무엇보다 책임있는 분들의 희생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없다”면서 “오늘 만남을 통해 김 대표의 희생과 혁신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고 정해용 혁신위원이 전했다. 인 위원장은 “지금까지 혁신위가 절반의 성과를 만들어냈다면 나머지 절반 성공은 당이 이뤄주실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인 위원장은 회동 후 나갈 때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도 굳은 표정으로 묵묵부답 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만남은 당내 일각에서 오는 7일 혁신위가 극약 처방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을 권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두 사람이 화해의 메시지를 나누며 최악의 갈등은 봉합된 것으로 보인다. 한 최고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갈등이 최대치에 이르는 분위기에서 그걸 정리한 것은 잘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용상으로는 김 대표의 일방적인 승리로 평가된다. 혁신위의 핵심 요구인 ‘당 지도부·중진·대통령 측근의 불출마·험지 출마’에 대해 한 달 이상 아무도 반응하지 않았고, 혁신안으로 의결도 하지 않은 채 끝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인 위원장이 승부수로 던졌던 공관위원장 제안도 김 대표가 단칼에 거절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날 김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2시간 동안 오찬을 함께하며 김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

인 위원장의 침묵은 이로 인한 불편한 마음을 대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 위원장이 지난달 17일엔 김 대표와 밝은 표정으로 42분간 만났던 것과 대비된다.

혁신위는 오는 7일 회의에서 논의해 조기 활동 종료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변인은 “그동안 혁신위가 제안한 내용을 종합보고해서 내일 혁신위원들 동의를 구하면 월요일(11일) 최고위에 종합보고하겠다는 (인 위원장의) 말씀이었다”고 전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