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증거기반 무역투자 정책의 시대

2023. 12. 6.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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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5일은 무역의 날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있었던 날로, 온 국민이 함께 축하했다.

그러나 기업의 수출시장 진입과 진입 이후의 생존 능력, 생산성 수준, 고용 능력에 대한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라 수출 자금을 지속적으로 대여해주는 정책은 증거기반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증거들에 기반해 수출과 수입을 동시에 수행하며 R&D 투자를 하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있는 기업들에 R&D 자금을 정부가 대여해준다면, 그것은 증거기반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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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투자상황 복잡해져
수출과 무역 환경도 급변
기업의 성장성과 고용능력
R&D 투자기업 여부 고려한
데이터 기반 자금지원 필요

2023년 12월 5일은 무역의 날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있었던 날로, 온 국민이 함께 축하했다. 1964년 수출 1억불을 달성한 후 60년이 지난 올해는 지난해에 이어 연속 6000억불 이상 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더불어 우리나라는 GDP도 세계 10위권에 있는 선진 경제 국가가 됐다.

한국 경제 성장의 역사에서 수출의 역할은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나라에서 수출의 중요성은 단지 경제의 영역에 머물지 않고, 우리 국민의 마음속에 깊게 자리 잡은 하나의 공통된 경제 이념으로 여겨지고 있다. 즉 수출이 잘돼야 경제 상황도 좋다는 인식, 반대로 수출이 안되면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인식은, 우리 국민의 경제 상식이 됐다. 이러한 경제 상식으로 인해 수출이 안되면 정부는 수출을 늘리는 목표를 잡고,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하면 흑자로 돌리려는 목표를 설정해 많은 노력을 했다.

하지만 무역이라는 경제활동을 상식적인 차원으로 접근하기에는 현재 글로벌 경제가 매우 복잡해졌다. 수출의 날로 시작했던 60년 전부터 이후 산업화를 거치는 과정에서, 과거 우리 기업들은 마치 열심히 달리기만 하면 되는 작고 마른 체구의 마라톤 선수와 같았다. 잘 먹고 잘 쉬고 열심히 인터벌 훈련을 하면서 페이스를 조절하면 됐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기업들은 근육과 골격이 좋아졌고 영양 관리도 과학적으로 하며 운동생태학적 지식을 쌓고 관리를 지속적으로 받으면서 훈련 성과를 데이터로 항상 모니터링해 가는 엘리트 마라톤 선수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 상식적인 차원으로 우리 기업들의 수출과 해외투자 활동을 인식해서는, 우리가 놓치게 되는 중요한 지점들이 너무 많아진다.

무역과 투자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상식에서 조금만 더 과학적인 영역으로 이동해 가야 한다. 기업들의 수출 및 해외직접투자 활동에 대한 축적된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필자는 이를 '증거기반정책'이라고 부르고 있다.

예를 들면 수출계약서에 기반해 정부가 수출 자금을 대여해주는 정책은 단순 상식에 근거한 정책이다. 수출계약서가 기업의 수출시장 생존 능력을 담보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의 수출시장 진입과 진입 이후의 생존 능력, 생산성 수준, 고용 능력에 대한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라 수출 자금을 지속적으로 대여해주는 정책은 증거기반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국내외 수출기업 자료를 분석해보면 2년 이상 수출을 지속하기 매우 힘들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수출시장에서 2년을 견뎌내면 이후 생존율이 급격하게 상승해 수출 5년 차가 됐을 때 산업 평균 이상의 수출 실적을 달성하게 된다는 사실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학자들에 의해 연구 보고되고 있다.

또 다른 예로 수출기업에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 역시 상식에 근거한 정책이다. 수출기업이 혁신을 발생시킨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출기업이 중간재 수입을 동시에 하는 소위 글로벌 공급망에 적극 참여하는 경우에는, 기업이 스스로 R&D 투자를 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 이러한 증거들에 기반해 수출과 수입을 동시에 수행하며 R&D 투자를 하나 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있는 기업들에 R&D 자금을 정부가 대여해준다면, 그것은 증거기반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 또 한 번 60년을 향해 우리 경제와 무역이 달려가야 할 때다. 과학적인 데이터 분석과 증거에 기반한 무역투자 정책이 좀 더 많이 시행되길 기대해본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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