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격전서 이견 표출 미국·우크라…“한곳 집중 공세” vs “남하·동진 병행”

곽선미 기자 2023. 12. 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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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가 올해 러시아를 상대로 전개한 대반격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에 대(對) 러시아 반격 전략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P는 우크라이나, 미국, 유럽 국가의 고위 관계자 30명 이상을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진 우크라이나의 대러시아 공세가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한 배경들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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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가운데 왼쪽)이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북동부 하르키우주(州) 쿠피얀스크의 지휘소를 방문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전황을 보고받고 군 장병들을 독려했다. AFP 연합뉴스(우크라이나 대통령 공보실 제공)

우크라이나가 올해 러시아를 상대로 전개한 대반격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에 대(對) 러시아 반격 전략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WP는 우크라이나, 미국, 유럽 국가의 고위 관계자 30명 이상을 인터뷰한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이어진 우크라이나의 대러시아 공세가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한 배경들을 분석했다. 맨 먼저 WP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군대가 단기간에 ‘서방 군대’로 전환할 수 있다는 오판을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소련 시대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한 우크라이나의 공군력을 첨단 공군 시스템에 접합시키는 일이 가능할 것이라고 잘못 생각했다고 WP는 평가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전략과 전술, 공세의 타이밍을 놓고 자주 이견을 나타냈다고 한다. 우선 미 국방부는 러시아가 방어선을 강화하기 전을 틈타 4월 중순쯤 대러시아 반격에 나서길 원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추가적인 무기, 훈련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공세를 망설였고 결국 6월에야 반격에 나섰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전략·전술 면에서도 의견이 달랐다. 미국은 최선의 시나리오로 우크라이나군이 60∼90일 정도 시간 범위 안에 남동부의 아조우해까지 진격함으로써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 군대를 격퇴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런 판단 하에 미국은 남부 자포리자주 멜리토폴로의 집중 공세를 통해 러시아와 크림반도를 잇는 육상 루트를 끊어 러시아의 핵심 보급 라인을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분석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일(현지 시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제2차 국가보건의료총회에 화상으로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의 군사행동이 22개월째 계속되면서 군 병력을 17만 명 가까이 늘려 총 132만 명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AP 뉴시스

그러나 우크라이나 지도부는 멜리토폴뿐 아니라 남부 베르?스크, 동부 바흐무트 등 600마일(약 1000km)에 걸친 3개의 포인트를 공략하며 남하와 동진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고 WP는 소개했다. 또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바흐무트와 관련해서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저항의 상징 지역이라는 측면에 주목해 병력을 집중했지만, 그런 행보에 대해 미국은 오랜 기간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고 한다.

이밖에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맞서 △보통의 다른 나라들은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인명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러시아의 의지와 △전선에서의 재앙적 패배에서 전열을 정비할 수 있는 러시아의 능력 등을 과소평가했다고 지적했다. 그 뿐만 아니라 중동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하면서 서방의 지원 역량이 분산되는 상황까지 겹친 가운데, 러시아는 자신들이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의 일부 영토를 완전히 병합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고 WP는 진단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더 빠른 결과를 원했지만, 불행하게도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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