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아이폰 성능 저하' 애플, 국내 소비자에 7만원+α 배상"(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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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아이폰 판매를 위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일부러 떨어트렸다는 이른바 '배터리 게이트' 의혹에 대해 법원이 항소심에서 소비자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민사12-3부(부장판사 박형준 윤종구 권순형)는 소비자 이모씨 등 7명이 애플 법인과 대표이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을 뒤집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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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심 "재산상 손해 인정 증거 부족하나…선택권 침해 인정"
(서울=뉴스1) 구진욱 이세현 기자 = 신형 아이폰 판매를 위해 구형 아이폰의 성능을 일부러 떨어트렸다는 이른바 '배터리 게이트' 의혹에 대해 법원이 항소심에서 소비자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고법 민사12-3부(부장판사 박형준 윤종구 권순형)는 소비자 이모씨 등 7명이 애플 법인과 대표이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 판결을 뒤집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애플이 이씨 등에게 1인당 7만원과 지연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재산상 손해를 인정할 증거는 부족하나, 선택권 등 침해로 인한 정신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피고인 애플은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아이폰 고의 성능저하 논란은 애플이 2017년 하반기 구형 아이폰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서 성능을 의도적으로 떨어뜨리고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의혹이다.
애플 측은 구형 아이폰의 배터리 노후화로 인해 전원이 꺼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성능을 저하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소비자들은 신형 아이폰 판매를 위해 구형의 성능을 떨어뜨렸다고 반발했다.
소비자들은 2018년 애플을 상대로 "아이폰 성능 저하에 따른 물질적·정신적 피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같은 취지의 소송이 잇달아 제기돼 원고 6만2806명, 청구 배상금 127억여원의 대규모 소송이 됐다.
1심 재판부는 지난 2월 "애플에 배상 책임을 묻기엔 소비자들이 제출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소비자들은 미국 IT 제품 평가 사이트의 실험 결과 및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해당 실험들이 어떤 조건과 방법으로 진행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어떤 성능이 저하됐다는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부 소비자는 자신의 휴대폰이 멈추는 현상, 터치해도 반응하지 않는 현상 등을 영상으로 찍어 제출했으나 재판부는 "해당 오류들이 업데이트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단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1심은 "전원이 꺼지는 것보다 일부 성능을 제한하더라도 전원이 꺼지지 않게 사용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더 유용할 수 있다"며 "해당 업데이트가 반드시 손해를 가져온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에서는 성능 저하의 증거가 확실하다고 판단되는 소비자 7명만 진행했다. 1인당 손해배상 청구 액수는 20만원이었다.
이날 2심 일부 승소 판단에 따라 1심에서 공동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원고들이 이후 추가로 소송을 법원에 제기한다면 손해 배상금액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kjwowe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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