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이 내성 의심” 보톡스 맞아? 말어?[헬시타임]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입력 2023. 12. 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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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 출범
보툴리눔톡신 안전한 사용문화 형성 강조
미용시술로 선호되는 보툴리눔톡신 관련 규제가 강화되고 안전한 사용문화가 조성돼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이미지투데이
[서울경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간편하게 시술할 수 있어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보툴리눔톡신 관련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잦은 시술로 내성이 의심되는 환자 비율이 10명 중 7명 꼴로 높아 안전한 사용 문화 조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보툴리눔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는 6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안전한 보툴리눔톡신 사용 문화 조성을 위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보툴리눔 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는 보툴리눔 톡신의 안전성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올바른 사용 문화를 형성하기 위해 지난 10월 한국위해관리협의회 산하 소위원회로 출범했다. 문옥륜 서울대 명예교수가 위원장을 맡았고, 김인규 연세대 K-NIBRT 사업단 교수와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박제영 압구정오라클피부과 대표원장 등이 전문위원으로 참여한다.

보툴리눔톡신은 클로스트리디움 보툴리눔균이 생산하는 신경독소를 희석해 국소 부위 근육에 주입하는 시술이다. 운동신경과 근육이 만나는 곳에서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분비를 방해함으로써 근육의 수축을 억제해 근육 마비를 일으킨다. 일반인들에게는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처음 개발해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던 애브비(옛 엘러간)의 브랜드명인 보톡스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보툴리눔 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 문옥륜 위원장이 6일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에서 열린 ‘안전한 보툴리눔톡신 사용 문화 조성을 위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이다. 사진 제공=보툴리눔 톡신 안전사용 전문위원회

보툴리눔톡신은 미간주름 등을 개선하는 효과를 앞세워 현재 국내에서 가장 대중적인 미용시술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편두통, 다한증 등의 치료 목적으로도 많이 사용되는 의약품인 만큼 안전성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인규 교수는 “미국에서는 용도와 관계없이 보툴리눔톡신 취급자와 취급기관에 대한 사전규제가 마련되어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사전규제 없이 신고제로 운영돼 관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어렵다”며 “보툴리눔톡신 취급자 및 취급기관에 대한 구체적인 자격을 설정하는 등 허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철저한 역학조사와 현장점검을 거쳐 허가를 내주고, 허가 이후에도 정기적인 점검과 교육 시행, 관련 기록의 보존 등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규제가 없다 보니 국내에서 보툴리눔톡신 시술에 따른 내성 위험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박제영 압구정오라클피부과의원 대표원장은 보툴리눔톡신 시술 경험이 있는 국내 20~59세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연 2회 이상 보툴리눔톡신을 맞고 있었고, 51%는 한 번에 두개 부위 이상을 시술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툴리눔톡신 시술 효과 감소를 경험했다는 응답도 전체의 74%에 달했다. 이들 모두 내성과 관련된 반응으로 간주할 수는 없으나, 과거에 비해 보툴리눔톡신의 효과 지속 기간이 짧아지는 등의 현상에 비춰볼 때 내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소견이다. 특히 효과가 감소하면 병원을 옮긴다고 응답한 비율이 44%에 달해 내성에 대한 경각심이 낮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84%는 톡신에 대한 기본 정보를 알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전문가로부터 내성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들었다는 응답은 전체의 26%에 그쳤다.

박 원장은 “병원을 이동하면서 시술 이력 추적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환자는 물론 의료진도 내성 발생 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시술을 반복하는 현상이 벌어진다”며 “환자들이 보툴리눔톡신 제품별 내성 안전성과 품질 차이를 가장 궁금해 하는데 실제 의료현장에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는다는 문제점도 드러났다”고 말했다.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보툴리눔톡신 제조 업체가 많은 편이라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제품별 특성이나 내성 정보 등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데 따른 위험성이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보툴리눔톡신의 적정용량과 주기를 지키지 않을 경우 내성의 위험성이 더욱 높아지며, 보툴리눔톡신에서 면역원성이 발생하면 다양한 질환의 치료에도 직접적, 장기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장 의료진들은 시술에 사용되는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내성 발생 위험이 없는지, 일관된 역가를 갖는지, 안정성(stability)을 갖췄는지 등의 정보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해야 하며, 소비자들도 안전한 사용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옥륜 위원장은 “보툴리눔톡신이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되면서 안전성 문제가 간과되는 경우가 많은데 면역원성 발생이라는 잠재적 위험성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며 “정부의 규제 강화 뿐 아니라 의료진·환자가 높은 품질의 제품을 선택해 내성으로부터 안전성을 높이고 부위별 적절한 용량과 주기에 맞춰 시술을 진행해야 한다는 인식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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