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청년실업’ 중국, 내년 ‘사상 최다’ 대졸자 1197만명 쏟아진다

이종섭 기자 2023. 12. 6.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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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졸자 수 21만명 증가 ‘사상 최대치’
교육당국 “고용 촉진 가속화” 주문도
중국 충칭시에서 지난 4월 개최된 취업박람회에 구직자들이 몰려 있다. AFP연합뉴스

중국이 올해 최악의 청년 실업 사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는 대학졸업자가 20만명 이상 더 늘어나 취업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교육부와 인력자원사회보장부는 지난 5일 열린 ‘전국 대학졸업자 취·창업 업무 화상 회의’에서 내년 대학졸업자 수가 1179만명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고 CCTV가 6일 보도했다. 이는 사상 최대치로, 올해보다 대졸자 수가 21만명 늘어나는 것이다.

중국에서 해마다 치솟는 대졸자 수는 취업난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중국은 올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이후 생각보다 경제 회복이 부진한 가운데 역대 최다인 1158만명의 대졸자가 쏟아져 나오면서 최악의 청년 실업 사태를 맞았다.

지난 6월 중국의 16∼24세 청년 실업률은 21.3%로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를 둘러싼 국내외 우려가 커지자, 중국 당국은 7월 이후 청년 실업률 통계 발표를 아예 중단한 상태다. 내년에는 중국의 경제 성장이 더 둔화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찾는 대졸자가 계속 누적되면서 청년 실업 문제는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 당국은 이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이번 회의에서 각 대학에 다양한 고용 촉진 정책 시행을 가속화하라고 주문했다. 또 민간기업의 고용 확대와 창업을 지원하는 동시에 공공부문의 일자리를 안정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중국 교육부는 또 별도로 ‘2024년 전국 대학졸업자 취·창업 업무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각 대학 공산당 위원회 서기와 총장이 직접 기업을 방문해 취업 촉진 특별 활동을 전개하라고 요구했다.

교육부는 통지문에서 전년도 졸업생 취업률이 학교 전체 평균보다 낮은 학과의 책임자와 구성원은 1인당 최소 10곳 이상의 고용 주체를 방문하라는 구체적인 요구도 내놨다. 교육부는 각 지역에도 정책성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늘려 대졸자 모집 규모를 적절히 확대할 것을 당부했다.

그러나 정부의 고용 촉진 요구만으로 중국의 청년 실업 문제가 해소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만 국방안보연구원 팡충옌 연구원은 지난달 연구원이 주최한 한 포럼에서 중국의 청년 실업 문제를 “구조적인 문제”라고 진단했다.

그는 “실업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구직을 원하는 청년이 많고 이들 상당수가 대학 학력 이상의 고학력자라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중국의 민간 기업이 제공하는 사무직 일자리가 전체 사무직의 80%를 차지했지만 당국이 정보기술(IT)과 부동산, 교육 관련 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하면서 해당 분야 민간 기업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출 부진과 외국인 직접 투자 감소 등의 경제 지표는 중국 경제 침체가 지속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런 환경에서는 청년 실업 문제가 해결될 수 없고 오히려 갈수록 악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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