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소음 문제, 정부·국회 적극 나서 시공사 책임 강화해야”

이연우 기자 2023. 12. 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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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6일 '층간소음 민원현황 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경실련 제공

 

“층간소음 문제를 이웃간 분쟁으로 치부하지 말고, 시공사의 책임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6일 오전 경실련 강당에서 ‘층간소음 민원현황 분석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국회를 향해 “적극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경실련은 최근 3년간(2020~2023년)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이웃사이센터에 접수된 층간소음 피해자들의 민원 실태를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 상위 100위 건설사(올해 기준) 중 13개를 제외한 87개사(87%)에서 층간소음 민원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전체 2만7천773건 중 건설사명 분류가 정확히 가능한 건수는 9천558건(34%)이었다. 분류 과정에서 건설사명을 LH(783건), 대한주택공사(125건), SH(94건) 등으로 입주민들이 시행사와 시공사를 구분하지 못하고 입력한 자료들도 다수 있어 이들은 모두 분석대상에서 제외했다.

경실련 측은 “민원인들의 접수 내역에 기초한 자료이다 보니 건설사명의 정확도에 한계가 있었지만 정부나 민간 어느 곳에서도 층간소음 민원과 관련한 건설사 통계를 공개하는 곳이 없어 경실련이 정보의 불완전한 부분 등 한계가 있음에도 민원 내역을 분석 발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상황에서, 층간소음 분쟁이 강력범죄로 이어지는 문제 등이 지속 발생하고 있음에도 정부의 관련 정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층간소음 문제를 다루는 주무부처인 환경부와 국토교통부를 향해 “층간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민원이 제기된 공동주택의 건설사는 어디인지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고 관리감독을 해야 함에도 정확한 정보조차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은 정부가 얼마나 무관심하고 미온적인지를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웃사이센터의 층간소음 민원 신청처리 현황에 따르면 전화상담에서 종료되는 경우가 전체의 71.7%(1만9천923건)를 차지했다. 이 경우의 종료는 ‘행정상의 종료’를 말하는 것이어서 실제로 민원이 해결되거나 완화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게 경실련의 입장이다.

다음으로 ▲방문상담 종료(9.7%·2천699건) ▲측정 종료(3.0%·831건) ▲현장진단(방문상담과 측정) 종료(0.7%·201건) 등이 이어졌다.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 있는 ‘측정’까지 진행된 경우가 결국 3.7%에 그친다는 의미인데, 이마저 측정 이후 민원의 분쟁이 조정됐는지 완화되었는지 여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

이에 경실련은 “두 정부부처의 층간소음 관리감독 역할을 강화하고, 두 부처간 책임소재를 분명히 하기 위해 국회에서 상위법을 근거법으로 제정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뒤이어 “경실련은 층간소음 대책으로 모든 신축 공동주택 전 세대를 대상으로 층간소음 전수조사를 시행하고 ‘표시제’를 법제화할 것과, 기준 미달 주택 시공사에 대한 벌칙 규정 신설 및 후분양제 도입 등을 주장한다”면서 “층간소음 분쟁 발생이 구조적인 문제라면 시공사의 책임이 가장 크다. 시공사 책임 강화를 위해 정부는 제대로 된 관리감독을 시행하고, 국회는 관련 법을 조속히 제‧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실련이 집계한 층간소음 민원을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9천141건(33%)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서울이 5천709건(21%)으로 2위였다.

주거형태별로는 아파트가 84%(2만3천439건)로 상당수였고, 다세대주택이 12%(3천316건), 연립주택이 3%(891건) 등으로 나타났다.

이연우 기자 27yw@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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