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성들 호스트에 빠져 ‘고액빚’···돈 갚으려 성매매까지 사회문제로
행정당국, 호스트클럽들과 회의까지
최근 일본에서 다수의 여성들이 ‘호스트 클럽’에 빠져 거액의 빚을 지고 성매매에 나서는 사례가 급증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행정 당국은 호스트 클럽들과 회의를 여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5일 NHK 등에 따르면 도쿄도 신주쿠구는 이날 구청장과 관계 부처 공무원들이 관내 호스트클럽 13곳의 대표와 머리를 맞대고 최근 불거진 악질 영업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 참여한 한 호스트 클럽 대표는 “고객을 즐겁게 하기 위한 클럽들이 폐를 끼치고 있는 것에 대해 업계의 한 명으로서 사과하고 싶다”며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들을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남성 접대부들이 여성 고객들과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하는 호스트 클럽은 일본에 다수 퍼져있다. 특히 신주쿠 가부키초 지역이 유명하며, 대형 업소들은 접대부들을 홍보하는 인터넷 사이트 등을 만들고 인기 순위까지 공개한다.
하지만 일부 클럽과 접대부들은 매상을 올리기 위해 여성 고객들을 정신적으로 종속시키고 금전을 갈취하는 행태를 보여 논란이 됐다. 특히 이들은 손님의 술값과 이용료 등을 대신 내준 뒤 나중에 청구하는 외상매출을 운용했는데, 외상대금이 금방 쌓이다 보니 다수의 여성들이 파산해 성매매 등에 내몰리는 경우가 많았다. 경시청에 따르면 최근 3달 동안 가부키초 인근 오쿠보공원 주변에서 성매매로 체포된 81명 중 40% 가량은 호스트 클럽과 관련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호스트들의 행태는 일본의 성인 연령 기준이 하향되며 더 문제가 됐다. 성인 연령 기준이 지난해 4월부터 기존 만 20세에서 만 18세로 낮아지면서 아이돌처럼 매력적인 남성들을 선망하는 학생들까지 업소에 몰린 것이다. 또 코로나19 규제 완화 이후 클럽을 찾는 이들의 수도 전체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신주쿠구에서 열린 회의에선 클럽들의 자체 규제안이 제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내년 1월 이후 외상매출금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4월 이후에는 외상매출금 없이 영업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함께 신주쿠구 측은 번화가에서 외상 문제와 관련된 전단지를 배부하는 등 고객들에게 주의 사항을 홍보하고, 클럽들과의 회의도 정기적으로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호스트 클럽을 둘러싼 문제가 커지자 일본 경찰과 정치권도 이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츠유키 야스히로 경시청장은 지난달 27일 클럽이 몰려있는 가부키초 거리와 오쿠보 공원 등을 시찰한 뒤 “모든 법령을 동원해 (문제 행태를) 단속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제1 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악질 호스트클럽 피해 대책 추진 법안’을 발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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