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패드로 스케치, 3D프린터로 조각… 관습 파괴한 ‘힙한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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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낯설면서도 신선하고, 동시에 혼란스럽다.
'밭전(田)' 자 모양의 전시장에 들어서면 어떤 작품부터 봐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텔레비전 모니터에서 주로 볼 수 있는 RGB 컬러인 주황, 노랑, 파랑의 화려한 색으로 만들어진 '워크(Walk)'는 디지털 드로잉이 어떠한 방식으로 회화나 조각 작품으로 변환되는지 잘 보여준다.
전시에 출품된 50여 점의 작품들은 오스틴 리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에 경험한 복잡다단한 감정을 소재로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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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 매트’ 닮은 현대인 자화상
모니터 RGB 색깔 ‘워크’ 눈길
어딘가 낯설면서도 신선하고, 동시에 혼란스럽다. ‘밭전(田)’ 자 모양의 전시장에 들어서면 어떤 작품부터 봐야 할지 감이 오지 않는다. 시작과 끝이 불분명하게 교차된 공간에서 마주치는 작품들은 하나같이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몸짓으로 저마다 기쁨과 환희, 슬픔과 좌절 같은 감정을 드러낸다. 서울 송파구 롯데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오스틴 리 개인전 ‘패싱타임(PASSING TIME)’은 미술관 관람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 상식 파괴형 전시다.
작가부터 예사롭지 않다. 회화를 전공했지만 영감이 떠오르면 종이가 아닌 늘 끼고 다니는 아이패드에 스케치를 한다. 꽤 괜찮은 작품이 나왔다 싶으면 에어 브러시로 그림을 그리고, 3D 프린터로 조각을 만든다. 이렇게 탄생한 작품이 아이가 양팔을 펼치고 해맑게 웃는 얼굴 뒤로 무지개가 뜬 형상의 ‘조이(JOY)’다.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 작품을 구상하고, 현실 속 물질 형태로 구현하는 오스틴 리의 독특한 작업방식은 현대미술의 중심지 미국 뉴욕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 미술시장에서 가장 비싼 작가이자 유명 팝아티스트인 무라카미 다카시는 그를 두고 “오스틴 리는 어떤 신비로움을 가지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형형색색의 작품들 중 눈에 띄는 작품은 ‘미러(Mirror)’다. 유명 애니메이션 ‘패트와 매트’와 비슷하지만 더 매끄럽고 생동감 있는 사람이 컴퓨터 앞에서 작업하고 있는데, 컴퓨터 화면에 자신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다. 작업에 열중하는 현대인의 자화상 같은 이 작품은 1983년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 미국 조각가 조지 시걸의 작품을 재해석한 것이다. 텔레비전 모니터에서 주로 볼 수 있는 RGB 컬러인 주황, 노랑, 파랑의 화려한 색으로 만들어진 ‘워크(Walk)’는 디지털 드로잉이 어떠한 방식으로 회화나 조각 작품으로 변환되는지 잘 보여준다.
전시에 출품된 50여 점의 작품들은 오스틴 리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대에 경험한 복잡다단한 감정을 소재로 제작했다. 예술을 통해 각자의 감정과 경험을 나누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게 작가가 남긴 말이다. 그림을 그리는 것만큼이나 소셜미디어와 음악을 즐기는 MZ세대 작가답게 직접 작곡하고 만든 음악과 영상까지 젊은 감각의 전시를 볼 수 있다.
유승목 기자 mo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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