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자영업자도 고통분담해야만 ‘소주 7000원’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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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폐업하는 외식업장이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고 식사 메뉴 가격을 올렸다가는 손님을 잃기 십상이어서 식당들이 결국 택하는 전략은 술 가격을 많이 받는 것이라고 한다.
한동안 주류업체들이 소주 출고가를 올려 외식업장에서 소주 가격이 7000원을 넘길 거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진행되는 법 개정이다.
식당·술집에서 판매하는 술값을 최종 책정하는 건 결국 제조업체가 아닌 자영업자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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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폐업하는 외식업장이 증가하고 있다. 그렇다고 식사 메뉴 가격을 올렸다가는 손님을 잃기 십상이어서 식당들이 결국 택하는 전략은 술 가격을 많이 받는 것이라고 한다.
경기 수원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중년 사장은 “손님들 입장에서 술 값을 보면서 ‘식당이 비싸게 받네’하고 생각하기 보다는 출고가를 올린 주류 회사로 시선을 돌리기 때문에 올렸을 때 부담이 덜하다”며 “식사 메뉴를 팔아서는 마진을 못내고 술로 마진을 낸다는 사장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정부는 소주·위스키 등 국산 증류주에 붙는 세금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하는 주세법 개정을 추진한다. 국산 주류와 수입 주류간 과세 형평성을 위해 주세에 기준판매비율 제도를 도입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주류 가격을 안정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동안 주류업체들이 소주 출고가를 올려 외식업장에서 소주 가격이 7000원을 넘길 거란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진행되는 법 개정이다.
정부의 이런 법 개정은 소주 출고가를 안정시킬 수 있어도 결국 소비자들이 지불하는 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주류 유통은 ‘주류제조사→주류 취급 면허 취득 전문 도매상→소매점→소비자’로 이어지는 구조를 따른다. 식당·술집에서 판매하는 술값을 최종 책정하는 건 결국 제조업체가 아닌 자영업자라는 의미다.
정말 치솟는 소주 값을 잡고 싶다면, 이번엔 정부가 자영업자들에 직접적인 호소를 할 필요가 있다. 수년간 정부는 자영업자들을 ‘보호의 대상’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시기인 2020년 이후 이런 시선은 고착화되고 있다.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하는 것은 누구나 환영할만한 ‘착한’ 말이니, 앞다투어 정책 메시지를 전달한다. 반면 고통 분담을 함께 하자는 어려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금기시돼 있다.
최근 정부는 외식업에 대한 지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외식업계에서 오랜 기간 호소해 온 인력난을 해소할 수 있도록 비전문 취업비자(E-9)를 받은 외국인도 한식 음식점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프랜차이즈 가맹 본부가 본사로부터 구매해야 하는 필수 품목을 늘리는 등의 수법으로 가맹점주에 부담을 지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도 팔을 걷었다.
자영업자 살리기 만큼이나 지금 우리 경제에 필요한 정책 목표는 물가 안정이다. 연일 정부 고위 관료들이 식품 기업들을 직접 찾아 물가 안정을 독려하는 이유도 바로 그 절박함에서 나오는 것일테다.
외식업 지원책이 지속 나오고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고물가시대에 자영업자들의 고통 분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다. 자영업자들도 다른 업장에 가면 ‘소비자’가 아닌가. ‘서민의 친구’ 소주 가격을 함께 지켜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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