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35만원서 441만원…마른하늘에 ‘건보료 날벼락’
국세청에 기타소득으로 신고…일부 주민 기존 2~10배 급등
입주자회 “연금 생활자 다수”…공사 “국세청에 이의신청”

“일정한 수입도 없는데 평소 월 35만원 나오던 건강보험료가 11월에는 12배나 많은 441만원이 나왔습니다. 납부할 형편이 안 됩니다.”
인천의 한 대규모 아파트단지 일부 주민들이 지난달 평소보다 10배 이상 많은 건강보험료를 부과받아 반발하고 있다. 건보료 폭탄은 시행사가 재개발조합원들에게 지원한 이주비 대출이자 등을 기타소득으로 국세청에 신고하면서 발생했다.
5일 인천 부평구 더샵부평센트럴시티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입주민 5678가구 중 재개발지역 조합원 1500가구가 지난달 평소보다 2~12배 많은 건강보험료를 부과받았다. 이 아파트는 부평구 십정동의 노후주택 정비사업과 기업형 임대주택사업을 접목한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으로 인천도시공사가 시행했다. 2017년 착공해 지난해 입주가 시작됐다.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입주자 A씨는 지난달 441만원의 건강보험료 청구서를 받았다. 그가 지난해 소득 기준에 따라 앞으로 1년 동안 내야 할 보험료는 5300만원이다. 건강보험료는 내년 5월 소득세 변경 신고 때까지 유지된다. 입주자 B씨는 지난 10월 19만원에서 11월 63만원, C씨는 10월 51만원에서 11월 106만원으로 각각 3배, 2배 이상 오른 청구서를 받았다.
건보료 폭탄은 인천도시공사가 조합원들에게 지원한 이주비 대출이자 등을 지난 5월 기타소득으로 국세청에 신고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도시공사는 앞서 이들에게 이주비 대출이자 249억원과 대출이자에 대한 원천세 70억원, 사업성 개선비 200억원 등 519억원을 지원했다.
인천도시공사는 이를 기타소득으로 국세청에 신고했는데 이에 따라 이자소득 발생과 새 아파트로 인한 자산 증가 등으로 조합원들의 건보료가 크게 인상된 것이다.
입주자대표회의는 1500가구에 평균 월 40만원씩 늘어난 보험료를 12개월 동안 납부한다면 전체 금액이 72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입주민 상당수는 직업 없이 연금으로 생활하는 노인들이어서 납부할 능력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입주자대표회의 한 관계자는 “이주비 대출이자 등은 재개발사업비에서 충당한 것이고, 이 사업은 관리처분방식의 주민사업임에도 법의 약점을 악용해 주민 재산을 인천도시공사의 재산으로 착각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인천도시공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전국 재개발 지역에서 원주민들을 위해 지원한 대출이자 및 이자에 대한 세금, 사업성 개선비까지 지급한 것은 인천도시공사가 유일하다며 다른 재개발 지역에서 이를 알면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천도시공사 관계자는 “소득과 자산이 늘어나 부과된 것을 인천도시공사 탓으로 돌리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재개발 지역 조합원들의 건보료 폭탄이 우려돼 국세청에 ‘비과세로 해달라’며 경정 청구를 했지만 답이 없어 이의신청까지 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준철 기자 terry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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