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장준하 창간 '사상계 터' 알림 동판 감쪽같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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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가 장준하 선생이 창간한 월간종합교양지 '사상계'를 발행했던 곳임을 기리기 위해 건물이 있던 자리인 서울 종각역 앞에 설치됐던 '바닥동판'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5일 시와 장준하기념사업회 등에 따르면 최근 '사상계 터에 있었던 바닥동판이 사라졌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이 같은 역사를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시는 2016년 사상계 건물이 있던 자리인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4번 출구 앞에 바닥동판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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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16년 건물 터 종각역 바닥동판 설치
최근 유실 확인… 市 "철거 안 해, 경위 파악 중"

독립운동가 장준하 선생이 창간한 월간종합교양지 ‘사상계’를 발행했던 곳임을 기리기 위해 건물이 있던 자리인 서울 종각역 앞에 설치됐던 ‘바닥동판’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동판을 설치한 서울시도 언제 어떻게 없어진 건지 전혀 알지 못해 경위 조사에 나섰다.
5일 시와 장준하기념사업회 등에 따르면 최근 ‘사상계 터에 있었던 바닥동판이 사라졌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시 관계자는 “민원을 받고 현장에 가 동판이 사라진 걸 확인했다”며 “시가 철거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사상계는 장준하 선생이 1953년 4월 정부기관지인 ‘사상’을 인수해 창간한 월간종합교양지로, 남북통일·민주주의·경제발전·문화창조·민족 자존심 앙양 등을 기치로 내걸고 관련 글을 실어 전쟁 중에도 지식인들 사이에 큰 인기를 누렸다. 1950, 60년대 이승만ㆍ박정희 독재정권 시절에는 권력에 맞서 싸우는 양심세력를 대변하는 잡지로 받아들여져 여러 차례 필화를 겪었다. 1970년 김지하 시인이 당대 권력층을 풍자하며 쓴 시 ‘오적’이 게재된 뒤 결국 반공법 위반 혐의로 폐간됐다.
이 같은 역사를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시는 2016년 사상계 건물이 있던 자리인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4번 출구 앞에 바닥동판을 설치했다. 동판에는 “1953~1970 군사독재와 유신시대를 비판한 시사월간지 사상계, 여기서 찍어내고 폐간하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주요 포털사이트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사상계 터 동판을 찍어 올린 사진도 여럿 검색된다. 그러나 이날 직접 그곳에 가보니 원형 모양의 동판이 있던 자리에는 떼어낸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다.

동판을 설치한 시는 물론 종각역을 관할하는 종로구도 동판이 사라진 시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올해 1월 사진에는 동판이 있는 걸로 봐서는 그 이후에 사라진 것 같다”며 “보도블록이 새로 깔린 것 같아 동판이 있던 자리 바로 앞에서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사장님을 만나 물어봤지만 ‘모르겠다’고 해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종로구 도로과 관계자는 “올해 종각역 4번 출구 쪽에서는 보도블록 교체 공사가 없었다”며 보도블록 공사에 따른 유실 가능성을 부인했다.
이 소식을 접한 장준하 선생의 장남 장호권 전 광복회장은 본보와 통화에서 최근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었던 점을 언급하며 “혹시 정부 기관이나 특정 단체 및 인사가 고의로 없앤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한다”고 했다. 그러나 연관성이 확인된 건 아직 없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관리소홀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시 관계자는 “인권 현장을 기념하는 다른 동판도 (관리 소홀로) 사라진 전례가 있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해명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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