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배터리 구원투수… 이석희 前하이닉스 사장 돌아온다
SK그룹이 7일 단행하는 연말 인사에서 이석희(58) 전 SK하이닉스 대표가 그룹의 차세대 핵심 사업인 SK온 대표로 복귀할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이번 인사에서 사실상 퇴진이 확정된 주요 부회장 4인방은 의장 및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각 계열사에서 부회장 및 고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조대식(63) SK수펙스추구협의회(수펙스) 의장은 지주사인 SK㈜로 자리를 옮겨 부회장직을 수행한다. 장동현 SK㈜ 대표이사 부회장은 SK에코플랜트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김준(62)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현 소속 고문직으로 물러난다. 박정호(60)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은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참모진은 50대 인물들로 채워지는 것이 확정적이다. 그룹 사령탑인 수펙스 신임 의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이자 최종건 SK 창업주의 셋째 아들인 최창원(59) SK디스커버리 부회장이 맡는다. SK㈜ CEO에는 장용호(59) SK실트론 사장, SK이노베이션 CEO에는 박상규(59) SK엔무브 사장이 내정됐고, SK하이닉스는 곽노정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된다.
SK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인 배터리 사업을 하는 SK온 CEO에는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대표가 내정됐다. 작년 3월 SK하이닉스 대표에서 물러난 지 1년 9개월 만에 현업으로 복귀하는 셈이다.
이 전 대표는 1990년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이후 인텔에서 약 10년간 근무하며 ‘인텔 기술상’을 3차례 받고 KAIST 교수도 지낸 반도체 전문가다. 재계 관계자는 “적자를 지속하는 SK온의 사업과 수율 안정을 위해 반도체 및 제조 기술 전문가인 이석희 사장을 구원투수로 투입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SK온은 올해 상반기 4762억원의 영업 손실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861억원의 적자를 냈다. 미국 IRA에 따른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규모 확대로 두 분기 연속 적자 규모를 줄이기는 했지만,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 등으로 흑자 전환 목표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SK온은 포드와 세운 미국 합작 공장의 초기 수율 안정화에 애를 먹으면서 적자가 지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월부터 그룹의 배터리 사업을 맡아온 지동섭(60) SK온 대표는 그룹 사령탑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사회적가치위원회의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재계 관계자는 “지동섭 대표는 초기 배터리 사업에 공헌했다”며 “전기차 수요 감소 등 변화의 시대에 새로운 수장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SK는 기존 조대식 의장이 총괄하던 수펙스 내 투자1·2팀을 SK㈜ 산하 투자 센터 4개와 합쳐 SK㈜로 통폐합·축소한다. 최태원 회장은 그동안 SK그룹의 투자가 방만하게 운영돼 왔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SK하이닉스는 2021년 말 총 11조원을 들여 인수한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 인수로 지난해에만 3조원 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CEO 세미나’에서 ‘서든 데스(돌연사)’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일부 계열사의 투자와 사업에 대해 크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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