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 서울-강원의 ‘골드시티’, 상생으로 가는 길

현진권 2023. 12. 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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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진권 강원연구원장

서울과 강원의 지명에는 ‘특별’이 있다. ‘서울특별시’와 ‘강원특별자치도’이다. 서울은 인구가 많아 문제고, 강원은 인구감소지역이라 문제다. 그래서 서로 추구하는 정책 방향도 다르다.

지난 11월, 서울과 강원은 ‘특별’하게 상생하는 정책안을 발표했다. 서울 노년층을 대상으로 강원 삼척에 ‘골드시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열심히 일하고 은퇴한 노년층이 자연환경이 좋은 강원에서 새로운 인생을 즐길 수 있게 하자는 의도가 담겨있다.

‘골드시티’는 인구가 넘쳐 문제인 서울에서 인구감소지역인 삼척으로 인구가 자발적으로 이주하게 하여 두 지역 모두에 상호호혜적인 구조로 설계되었다. 자유국가에서 개인의 지역 간 이동은 본인의 선택이지, 절대 국가가 강제할 수 없다. 그래서 서울과 강원 간 자연스러운 인구이동이 나타나게 하는 정책적 유인책이 중요하다.

‘골드시티’ 정책의 골격은 삼척에 조성한다는 원론 차원에서만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획기적인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유인책을 정밀하게 디자인해야 한다. 현재 서울-삼척 간 이주는 서울 소유의 거주지를 매매하고, 삼척의 ‘골드시티’에 이주하는데 경제적 유인을 주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부동산 매매에 소요되는 거래비용이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편이다. 그래서 부동산 거래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경향이 있다. 부동산 거래에 가장 높은 비용은 양도소득세, 등록취득세 등을 들 수 있다. 서울-삼척 ‘골드시티’는 이러한 거래비용을 대폭 경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서울에 거주지를 보유하고 있지만 세컨하우스로서 ‘골드시티’를 활용하려는 수요자도 고려해야 한다. 노년층의 심리적 특성 중 하나는 낯선 거주지에 대한 거부감이다. 나이가 들수록 거주지를 옮기지 않고, 삶의 터전이었던 오래된 집과 동네에서 생을 마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 이웃 간 인간관계, 본인 삶의 자취가 모두 거주지 반경 내에 있기 때문이다. 한때는 세컨하우스를 별장이라는 ‘사치성 재산’으로 인식하며 보유를 억제하기 위해 과도한 세금폭탄을 부과했다.

그러나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세컨하우스에 대한 인식도 많이 개선되었고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의 여유 있는 노년층이 ‘골드시티’를 세컨하우스로 활용하려는 수요를 충족시키는 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개 이상의 부동산을 보유한 세대에 부과하는 종합부동산세를 면제해야 한다. 세컨하우스에 대한 서울 부유층의 수요는 현행 누진적으로 중과세하는 종합부동산세로 인해 억제되고 있다. 서울-삼척 간 세컨하우스로의 자유로운 이주는 종합부동산세를 면제함으로써 현실화할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인구개념은 모두 ‘주민등록지’ 기준이다. 그러나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공간이동의 자유도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주민등록지 기준의 인구가 아닌 실제로 여행하고 생활하는 지역을 포함하는 ‘생활인구’ 개념이 보편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강릉의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지 기준 인구의 1.5배다. 독일에서는 생활인구가 제도적으로 정착되어, 두 개 이상의 주소를 선택할 수 있는 ‘복수주소제’를 시행하고 있다.

생활인구가 활성화되면, 우리도 언젠가는 두개의 주민등록지를 선택해야 할지도 모른다. 서울에 주거하면서 강원도를 새로운 거주지로 선택할 수 있게 된다면, 1가구 1주택이라는 고정된 인식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강원도에는 특별한 고유함을 가진 18개 시·군이 있다. 이러한 지역에 대한 세컨하우스 수요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열심히 일한 서울의 노년층이 한평생 살아온 삶의 흔적이 있는 거주지를 벗어나지 않으면서 다음 삶의 많은 부분을 강원도에서 보내는 것도 행복일 것이다.

서울-삼척 ‘골드시티’는 최초로 시도하는 정책인 만큼, 의미가 크다. 서울-삼척 ‘골드시티’가 강원도 전체로 확대되면, 강원도 전체가 ‘골드 리전(region)’이 될 것이다. 이때 강원도의 인구감소 문제도 같이 해결될 수 있다. 서울과 강원이 아이디어를 맞대면 상생의 길이 열릴 것이다. 이는 곧 대한민국이 발전하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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