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TO 강원] 16.삼척 발달장애인 핸드볼팀 원더풀

구정민 입력 2023. 12. 6. 00:05 수정 2023. 12. 6.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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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라는 편견 향해 강슛! 오늘도 행복 드리블
2021년 창단 10~40대 9명 구성
발달장애인 사회성 향상 큰 도움
올윈픽·핸드볼리그 잇달아 우승
‘ 핸드볼 고장’ 삼척시 적극 지원

 

발달장애인 김주현(18)군은 요즘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저녁이 기다려진다. 삼척체육관에서 같은 발달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핸드볼 훈련이 너무 재미있기 때문이다. 김 군은 핸드볼을 접한 지 8개월 밖에 되지 않지만, 100m를 11초에 달려 장래 꿈이 육상 선수인 만큼 날렵한 몸놀림으로 팀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삼척지역 발달장애인 9명으로 구성된 ‘원더풀 핸드볼팀’은 지난 2021년 창단한 뒤 지금까지 3년째 운영되고 있다. 선수 연령층도 10대에서 40대까지 다양하고, 매주 2차례 저녁 시간을 이용해 1~2시간씩 핸드볼을 익히며 신체·정신 건강과 사회성을 높이고 있다. 직접 볼을 드리블 한 뒤 슛을 성공시킬 때의 짜릿함으로 삼척지역 발달장애인 9명은 매주 체육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삼척지역 발달장애인 9명으로 구성된 ‘원더풀 핸드볼팀’은 지난 2021년 서원대 장애인 스포츠지원센터에서 기획하고 SK하이닉스와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후원하는 발달장애인 대상 장애인핸드볼팀 공모사업에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삼척시 장애인체육회는 핸드볼 고장인 삼척시의 특성을 살려 장애인 핸드볼 활성화 시도를 위해 공모사업에 참여했고, 올해로 3년차를 맞았다. 발달장애인과 함께 이루는 ‘꿈의 핸드볼팀 육성 사업’이라는 기치 아래 추진된 이번 공모사업은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를 운영하면서 발달장애인의 사회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서울 구로와 중구, 경기 안산, 안양, 충북 청주, 경북 안동, 경남 진주, 전북 군산 등 9개 발달장애인 핸드볼팀이 구성돼 운영되고 있다.

▲ 삼척 발달장애인 핸드볼팀 ‘원더풀’ 정기 연습 모습. 이들 선수들은 박하나 감독과 최민지·공병우 코치의 지도 아래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삼척 실내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삼척 원더풀 핸드볼팀이 구성되기에는 우여곡절도 많았다. 역동적인 핸드볼 종목 특성상 장애인 팀원 모집이 쉽지 않은데다, 의도치 않게 사회와 단절돼 있는 탓에 부모 등 가족 설득에도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한명 한명 찾아가 핸드볼만의 장점과 훈련을 하며 상호간 자연스러운 스킨십 등을 통해 형성되는 사회성 향상 등에 대한 이야기를 꾸준히 하면서 단원이 하나 둘 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초·중학생 5명과 성인 여성 3명, 성인 남성 4명으로 출발했으나, 지금은 남자선수를 위주로 해 고교생 3명, 성인 남성 6명 등 9명으로 꾸려져 있다.

단원들은 가장 연장자인 이종국(41·샘터 주간활동센터)씨를 비롯해 박상래(23·〃)씨, 김성현(25·복지관 달콤창고)씨, 임성영(25·남양동사무소)씨, 김근휘(31·샘터 단기활동센터)씨, 홍성태(24·〃)씨, 최우진(17·동해 해솔학교)군, 김주현(18·삼척고)군, 김석현(17·〃)군 등이다. 이들 선수들은 박하나(38) 감독과 최민지(24)·공병우(24) 코치의 지도 아래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6시 삼척 실내체육관에서 볼을 이용한 기초 동작 훈련과 슈팅, 패스, 드리블 등 기본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또 핸드볼 이론 교육과 코트 뒤 포지션 및 명칭, 룰 교육, 러닝슛·점프슛·페인팅슛·드리블슛 등 다양한 패스 방법과 슈팅의 기본기를 착실히 닦고 있다. 여기에 2대1, 3대2, 4대4 패스 게임과 미니게임, 다양한 연습경기를 통한 핸드볼의 매력에 흠뻑 빠지고 있다. 처음에는 공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움직임 자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던 팀원들이 지금은 패스와 슛, 수비 등을 진짜 선수 못지 않게 척척 해 내는 등 팀 실력이 날을 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다.

▲ 삼척지역 발달장애인 9명으로 구성된 ‘원더풀 핸드볼팀’이 올해 청주에서 열린 2023년 발달장애인 핸드볼리그에서 1차·2차·종합 C그룹 우승을 차지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2022년과 2023년 잇따라 청주에서 열린 ‘모두가 행복한 핸드볼 올림픽, ALL WIN PEAK2022’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을 비롯해 올해 2023년 발달장애인 핸드볼리그 1차·2차·종합 C그룹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창단 첫해인 2021년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실내체육관 등지에서 제대로 된 연습을 하지 못했고, 이듬해인 2022년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갔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적이다. 이 같은 활약에는 삼척시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서원대 측에서 지원되는 훈련비가 1년차와 2년차, 3년차 등 해를 거듭할 수록 지원예산이 줄어든다는 소식을 접한 삼척시는 올해 1000만원에 가까운 사업비를 지원해 삼척지역 발달장애인 핸드볼팀의 성장을 도왔다.

가장 연장자인 이종국 씨는 “핸드볼을 하기 전에는 작은 언덕을 올라가는 것 만으로도 숨이 찼지만, 핸드볼을 2년간 배운 지금은 생활에 활력이 넘치고, 건강하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며 “나이 어린 후배들과 함께 부대끼며 핸드볼을 즐기다 보면 어느 새 부쩍 가까워지게 되고, 나아가 사회 생활을 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 삼척 발달장애인 핸드볼팀 ‘원더풀’ 정기 연습 모습. 이들 선수들은 박하나 감독과 최민지·공병우 코치의 지도 아래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삼척 실내체육관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최우진 군은 “상대 수비수를 따돌리고 골문을 향해 슛을 할 때의 쾌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을 정도로 좋다”며 “같은 발달장애인들과 거리낌 없이 함께 움직이고 운동하면서 유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현 씨는 “처음에는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움직인다는 것 자체가 낯설었지만, 지금은 함께 체육관 바닥을 구르고 뛰며 땀을 흘리면서 예전에 비해 부쩍 친해졌다”며 “핸드볼을 하면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사회 생활을 하는데도 자신감이 생겨 여러모로 좋은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하나 감독은 “대회가 청주에서 열리면서 처음에는 보호자들이 장거리 이동에 대한 불안감과 각종 매스컴에 대한 노출을 많이 걱정했지만, 지속적인 대회 참여와 유튜브 등을 통해 시합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제는 서로 보듬고 응원하는 가족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선수들이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충일 삼척시장애인체육회 사무국장은 “팀 운영방식이 시간 또는 횟수 제한이 있는 교실사업이다 보니, 처음에는 안정적인 코치진 확보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며 “하지만 지금은 엘리트 선수 출신 대학생을 전담 코치로 지정·배치함으로써 ‘원더풀 핸드볼팀’의 안정적 실력 향상을 이끌어 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또 “누구에게나 처음은 있고 특히 우리 선수들에게는 많은 것들이 새롭고 낯설텐데도 불구, 함께 뛰고 땀내고 동료와 함께하며 무언가를 성취한다는 것에서 큰 기쁨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며 “팀 안에서의 안정된 소속감과 즐거움 등을 바탕으로 핸드볼이 각 개인들의 삶의 원동력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끝>

구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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