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때요? 기분 좋아졌어요?” 코치의 서윗한 존댓말…공룡들 1루에 29세 우타자가 희망을 품는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어때요? 기분 좋아졌어요?”
NC 다이노스 조영훈(40) C팀(2군) 타격코치가 선수에게 서윗하게(?) 존댓말을 했다. 그러자 선수는 “감 잡았어”라고 했다. 지도자와 선수가 더 이상 수직관계가 아니며, 함께 같은 곳을 보고 달려가는 게 일상화됐다.
조영훈 코치의 존댓말 코칭(?)을 받은 선수는 만년 거포 유망주, 우타자 윤형준(29)이다. NC 다이노스 공식 유튜브가 5일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두 사람은 마무리훈련 당시 타격 자세, 스윙 궤도 등에 대해 한참 대화했다.
조영훈 코치가 주로 윤형준에게 디렉팅을 해주는 듯했지만, 윤형준도 조영훈 코치에게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피력했다. 이번 마무리훈련에서 타격의 길을 찾은 것일까. 윤형준은 조영훈 코치의 어드바이스를 듣고 베팅 케이지에서 연신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NC 유튜브가 공개한 두 사람의 대화는 극히 일부였다. 조영훈 코치의 핵심은 “앵글 자체(타격 셋업 자세)가 너무 누워있는 느낌이야. 너무 누워서 타구를 만드는 것 같다. 그러면 공의 위치가 밀리는 애들이 많아”라고 했다.
윤형준의 상체 움직임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실제 윤형준이 상체를 편 채로 타격한 뒤 좋은 타구가 나왔다. 그러자 조영훈 코치는 “어때요? 기분 좋아졌어요”라고 했다. 그렇게 윤형준이 감을 잡았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윤형준은 진흥고를 졸업하고 2013년 4라운드 31순위로 입단했다. 잠시 LG 트윈스에 몸 담았다가 2021년에 컴백했다. 올 시즌은 82경기서 218타수 55안타 타율 0.252 5홈런 27타점 17득점 OPS 0.676.
올 시즌 NC는 1루 주전을 찾지 못했다. 오영수로 출발했고, 오영수가 마지막을 장식했지만, 만족할만한 시즌을 못 보냈다. 그 사이 윤형준이 기회를 얻었지만, 잠재력을 확 터트리지 못했다. 또한, 둘 다 1루 수비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었다. 급기야 수비가 안정적인 도태훈에게 기회가 돌아가기도 했다.
NC의 2024시즌 핵심 과제 중 하나가 1루다. 외국인타자를 1루수로 구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지 않을 경우 또 다시 오영수와 윤형준의 경쟁이 열린다. 구단의 자연스러운 리빌딩 차원에선, 궁극적으로 이 자리의 주인은 오영수가 가져가는 게 맞다. 그렇다고 윤형준이 그냥 물러설 이유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우타 거포가 귀한 현실에서, 윤형준의 타격이 터지는 것도 중요하다.
윤형준은 이번 마무리훈련을 통해 타격의 실마리를 풀었을까. 조영훈 코치의 서윗한 존댓말 질문이 윤형준에게 어떻게 다가갔을까. 어렵게 잡은 감을 내년 투손 스프링캠프로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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