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세계, 메르시와 로브제
니치(niche) 브랜드는 매스(mass) 브랜드의 반대되는 개념이다. 그렇다고 모든 럭셔리 브랜드가 니치 브랜드에 속하진 않는다. 대중적으로 알려지고 여러 계층과 세대가 소유하고 있으며, 대대적인 대형 광고를 펼친다면 니치 브랜드라 말하기 어렵다. 니치는 ‘틈새, 빈틈’이라는 뜻처럼 소수의 특성과 취향에 맞춘 개성과 희귀성을 지닌다. 그들만의 럭셔리라고 해야할까? 국내에서도 니치 브랜드를 자신만의 개성으로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며, 니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애호가들이 조용하게 늘어나고 있다.
메르시(Merci)는 파리 마레 지구의 핫 스팟이다. 국내에도 꽤 많은 메르시 팬들이 있어서, 파리에 갈 때마다 성지처럼 방문하곤 한다. 프렌치 감성의 트렌디한 라이프스타일 박물관을 관람하는 듯하여, 한번 메르시를 방문한 이들은 파리에 갈 때마다 꼭 다시 찾게 된다. 방문객들에게 메르시가 박물관이나 미술관처럼 여겨지는 건, 컬렉션이 아니라 큐레이션을 통한 전시이기 때문이다. 메르시의 전시 주제는 라이프스타일이며, 시대의 트렌드와 오래도록 지속되는 트렌드 사이를 오가며, 라이프스타일에 담긴 시대의 정신을 바라보고 느끼고 생각하게 한다.
실제 메르시의 웅장한 유리 돔 아트리움에선 매년 10여 개의 전시가 진행된다. 메르시의 전시는 대량 생산에 반대되는 아트 크래프트의 비균형적이거나 독특함에 대한 찬사와 같다. 비주얼 아티스트 나디아 가랄도(Nadia Gallardo)의 기형적인 형태의 유리 항아리들과 유리 세공사 버나드 히센의 뒤틀린 주전자 등이 전시된 ‘불완전,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Imparfait, Nobody’s Perfect)’ 전시가 대표적인 예다.
1층에는 메르시에 가면 누구나 기념품처럼 사게 되는 인기 상품 메르시 에코백과 팔찌 외에 패션 아이템들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지극히 메르시적인 라이프스타일 공간이 펼쳐진다. 메르시의 라이프스타일 공간은 예상을 벗어나는 다양한 요소의 탁월한 조합이다. 어느 가정집 테이블에서 볼 수 있는 듯한 듀라렉스(Duralex) 유리잔이 아티스틱한 자르 세라미스트(Jars Céramistes) 접시 옆에 놓여 있고, 평범한 플라스틱 상자는 헝가리 태생 디자이너 마티에우 마테고트(Mathieu Matego)의 빈티지 트롤리와 나란히 세팅되어 있다.
또한 메르시는 자체 제작한 컬렉션이 사랑받고 있다. 메르시가 디자인하는 패션 아이템들은 옷장의 에센셜 아이템이 될 포플린 면 셔츠와 시그니처 제품인 컬러풀한 린넨 스카프, 목걸이, 팔찌, 가방 장식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메르시 펜던트 등이 있다. 그 외에도 시계 컬렉션, 다양한 사기 그릇과 접시로 구성된 ‘라 누벨 테이블’, 린넨 패브릭과 소파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메르시만의 감성을 일상에서 경험하게 한다. 메르시는 현재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국내에서도 직구할 수 있으며, 팝업 스토어와 같은 이벤트를 통해 국내 고객들을 가까이 만날 예정이다.
베벌리힐스에서 탄생된 라이프스타일 로브제(L’OBJET)도 국내에서 조용하게 사랑받는 니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다. 이스라엘 출신 디자이너 엘라드 이프라흐(Elad Yifrach)는 자신이 디자인한 공간에 어울리는 소품을 찾아다니면서 럭셔리 홈 데코 시장에 큰 격차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실용성과 미학을 모두 갖춘 제품을 찾아다니다 결국엔 직접 2004년 로브제를 런칭했다. 로브제의 모든 컬렉션들은 세계 곳곳의 여행지에 영감받은 문화를 담고, 여행을 통해 만난 장인들과의 협업으로 탄생됐다. 로브제에게 명성을 선사한 홈 인테리어 컬렉션부터 니치 향수와 코스메틱 라인, 패션 아이템으로 확장해 뷰티와 라이프스타일 전반의 아이템들을 만날 수 있다.
로브제가 국내에 처음 소개하는 라인은 로브제 20주년을 기념해 최근 출시된 프래그런스 제품인 ‘아포써케리 컬렉션’이다. 과거 유럽의 약재상을 재해석하여 천연 성분으로 개발한 개성 넘치는 향을 품고 있다. 대표 향인 ‘오 몽 듀!(Oh Mon Dieu!)’는 1969년 파리 여인들의 립스틱에서 영감을 얻은 향으로, 꼬냑과 가죽, 인센스, 카라멜의 감각적인 조화가 독특하다. 해질녘 장미 정원이 떠오르는 ‘로즈 누아르’, 황금빛 햇빛 아래의 코르시카 해변이 떠오르는 ‘꼬떼 마뀌스’, 비가 그치고 난 뒤 숲을 거니는 듯한 향의 ‘부아 소바쥬’까지 총 4가지 향이다. 향수, 핸드/ 바디로션, 핸드/바디솝, 배스 솔트, 룸 스프레이, 캔들로 구성돼 있다.
12월에는 ‘퍼퓸 드 보야지’ 컬렉션이 선보여질 예정이다. 엘라드 이프라흐가 여행지에서 느낀 특별한 순간을 향으로 풀어낸 6가지 향의 향초와 인센스 홀더로 구성됐다. 향초 전면에 그려진 숫자와 그림에는 각 여행지에서 감명받은 순간의 스토리가 담겨있다. 로브제는 LF몰, 라움이스트, 콘란샵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프래그런스로 시작해 점차적으로 리빙 컬렉션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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