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억 도시재생 보조금 꿀꺽…보조금 관리 구멍
[KBS 제주] [앵커]
한 40대 남성이 도시재생 보조금 명목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를 속여 수십억 원의 부정대출을 받은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는 소식, 어제 이 시간에 전해드렸는데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고민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제주시의 한 원도심 건물입니다.
텅 빈 건물 안에는 공사자재들만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부동산 매매업 법인을 운영하던 40대 강 모 씨는, 이곳 등 건물 두 채를 공유오피스로 리모델링하겠다는 도시재생 사업계획서를 앞세워, 주택도시보증공사로부터 보조금 격인 대출을 받았습니다.
지난 2018년부터 6차례에 걸쳐 받은 보조금만 35억 원, 하지만 리모델링 공사는 하는 둥 마는 둥이었고 강 씨는 보조금을 생활비와 카드빚을 갚는 데 쓴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경찰은 강씨가 주택도시보증공사에 오래된 건물 2채를 매수했다고 속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강씨가 모친의 건물을 자신의 법인 명의로 이전만 해놓고, 실제 거래가 이뤄진 것처럼 매매대금을 수령했다는 허위 확인증을 제출했다는 겁니다.
하지만 주택도시보증공사는 실제 금융거래내역인 계좌이체 내역을 받아보지 않았습니다.
당시엔 매매대금 확인증이나 거래 계좌이체 내역 중 하나만 제출하면 됐기 때문입니다.
지자체의 확인 절차에도 사기 행각은 잡히지 않았습니다.
[홍선길/제주도 도시계획과 도시재생팀장 : "도시재생 활성화 구역에 포함된 지역에서만 융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확인을 해주고 HUG(주택도시보증공사)로 제출하게끔 돼 있습니다."]
주택도시공사 측은 당시 내부 규정 심사 매뉴얼을 준수해 적법하게 심사했고, 제도를 악용한 해당 사업자에 대해서는 대출금 상환과 회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주택도시기금 융자 심사 과정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뉴스 고민주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
고민주 기자 (think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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