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넷플 독주 깰까

김은성 기자 2023. 12. 5.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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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U 체결, 합병 절차 급물살
성사 땐 ‘토종 OTT 최대 규모’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작업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수년간 논의를 진행하다 불발로 끝났던 합병이 본격화된 건 ‘공룡 넷플릭스와 급성장세인 쿠팡플레이 사이에서 각자도생으로는 생존이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합병에 성공하면 넷플릭스에 대항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OTT로 거듭난다.

CJ ENM의 티빙과 SK스퀘어의 웨이브가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지난 4일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CJ ENM은 티빙 지분 48.85%, SK스퀘어는 웨이브 지분 40.5%를 갖고 있다. 합병 비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CJ ENM이 최대주주, SK스퀘어가 2대 주주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실사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내년 초 본계약을 맺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티빙의 월 활성이용자 수(MAU)는 510만명, 웨이브는 423만명으로 통합이 완료되면 이용자 수가 933만명(중복 가입자 포함)에 달한다. 국내 OTT 시장에서 독주 중인 넷플릭스의 이용자 1137만명과 격차를 크게 줄인다.

e커머스 플랫폼으로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중복 가입자를 제외해도 현재 OTT업계 2위를 달리고 있는 신흥 주자 쿠팡플레이(527만명)를 넘어서게 된다.

양사는 모두 1000억원대 적자에 시달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합병을 통해 두 플랫폼 간 이용자 확보 경쟁에 쓰인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합병이 실현되려면 지분 정리와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 등 산을 넘어야 한다. 지난해 공정위는 티빙과 시즌의 결합 심사 당시 합산 점유율(18%)이 넷플릭스(38%)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판단해 합병을 승인했다. 하지만 티빙과 웨이브의 합산 점유율은 32%에 달해 공정위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지분구조로 기업가치나 합병 비율 산정 시 변수가 생길 수 있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다. 현재 웨이브 최대주주는 SK스퀘어와 함께 지상파 방송 3사(각각 19%)가 있다. 티빙은 1대 주주인 CJ ENM을 비롯해 KT스튜디오지니(13%), SLL중앙(12%), 네이버(10%) 등이 지분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측의 주주들이 여러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힌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들이 있어 모두를 만족시키는 합병을 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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