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홍수 빈발 “온실가스 탓”…60년간 ‘기상전선 변화’ 영향 규명

이정호 기자 2023. 12. 5.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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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문수연 교수팀 발표

지난 60년간 동아시아에서 장마 등을 일으키는 ‘기상 전선’에 의한 호우 강도가 17%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큰 홍수를 일으키는 ‘극한 호우’ 가능성은 5배나 높아졌다. 특히 호우 강도 증가분의 3분의 1은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지구온난화 때문인 것으로 나타나 기후변화 대응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이스트(KAIST) 소속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김형준 교수와 인문사회연구소 문수연 박사는 전남대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미국 유타주립대, 일본 도쿄대·도쿄공업대에 소속된 연구진과 함께 1958~2015년 사이 57년간 동아시아에서 나타난 전선에 따른 호우 강도 변화를 분석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한반도 남부와 중국 남동부, 대만, 일본 남서부 등을 아우르는 동아시아 연안에서 전선에 의한 호우 강도가 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우 강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과거보다 현재에 비가 더 많이 내리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연구진은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이 일으킨 지구온난화가 호우 강도 증가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냈다. 동아시아에서 전선 때문에 증가한 호우 강도 증가분(17%)의 약 3분의 1(6%)이 온실가스 때문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연구진이 인간 활동 때문에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지구와 그렇지 않은 지구를 컴퓨터 시뮬레이션 속 가상환경인 메타버스에서 각각 구현해 도출해냈다. 또한 연구진은 대규모 홍수를 야기하는 극한 호우도 인간 때문에 늘었다고 밝혔다. 극한 호우는 큰 홍수가 발생하는 ‘빈도’와 연관돼 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의 양’을 뜻하는 호우 강도와는 다르다.

연구진은 온난화가 일어난 지구에서 그렇지 않은 지구보다 극한 호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100년에 한 번 일어날 홍수가 사람 때문에 20년에 한 번 일어난다는 의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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