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적시는 모녀 이야기… 개운할 때까지 울어보자

엄형준 2023. 12. 5.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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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딸의 이야기라고 하니 어쩐지 보기 전부터 짠할 거 같더라니 한 영화는 대놓고 울길 권하고 다른 영화는 담담한 척 일상을 그리지만, 둘 다 눈물은 피할 길이 없다.

영화는 화자가 마음 깊이 간직해왔던 비밀을 통해, '딸들'을 위해 희생한 '엄마'도 할머니의 '딸'이며, 그리움을 안고 사는 '여성'이라는 것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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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교토에서 온 편지’ ‘3일의 휴가’

엄마와 딸의 이야기라고 하니 어쩐지 보기 전부터 짠할 거 같더라니… 한 영화는 대놓고 울길 권하고 다른 영화는 담담한 척 일상을 그리지만, 둘 다 눈물은 피할 길이 없다.

6일 개봉하는 김민주 감독의 ‘교토에서 온 편지’(왼쪽 포스터)는 치매로 조금씩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엄마 ‘화자’(차미경)와 딸 셋의 이야기다. 영화는 화자가 마음 깊이 간직해왔던 비밀을 통해, ‘딸들’을 위해 희생한 ‘엄마’도 할머니의 ‘딸’이며, 그리움을 안고 사는 ‘여성’이라는 것을 일깨운다.
현실 차녀인 한채아의 완숙한 장녀 ‘혜진’ 연기와 맏이인 배우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한선화의 안정된 둘째 ‘혜영’ 연기가 눈에 들어온다. 대단한 클라이맥스는 없지만, 엄마를 그리워하는 엄마 ‘화자’의 외침은 오래전 ‘러브레터’의 한 장면처럼 긴 여운을 남긴다. 카메라는 과하지 않게 관조적인 태도로 이들의 삶을 조명하는데, 그래서 우리의 삶을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같은 날 개봉하는 육상효 감독의 ‘3일의 휴가’는 이미 삶을 마감한 ‘복자’(김해숙)가 하늘에서 3일의 휴가를 받아 딸 ‘진주’(신민아)가 잘 사는지 보러 오는 얘기다. 우등생이었던 딸은 미국에 교수가 돼 떠났고, 그래서 복자는 미국에 갈 줄 알았건만, 하늘의 ‘가이드’(강기영)가 데려간 곳은 뜻밖에도 자신이 운영하던 동네의 백반집이다. 억척스럽게 홀로 딸을 키워낸 후 떠난 엄마, 그리고 뒤늦게 엄마를 생각하는 딸. 거기에 맛깔스러운 음식은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억척스러운 삶을 산 엄마의 이야기는 젊은 세대에게는 낯선 코드일 수 있는데, 그래도 반복되는 눈물 코드를 견디긴 힘들다. 육상효 감독은 영화에 대해 농담처럼 “부모님 전화를 잘 받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했다.

교토에서 온 편지가 10∼30대의 눈물샘을 자극한다면, 3일의 휴가는 30대 이상의 감성에 더 다가가는 영화다. 소위 ‘신파’를 거부하는 분위기가 있다지만 가끔은 엄마를 생각하며 우는 것도 나쁘지 않다. 눈물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한다.

엄형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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