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 김민재, 세리에 올해의 팀 선정...'스승' 스팔레티 감독도 "멋진 소년이었지"

김대식 기자 2023. 12. 5.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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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루치아노 스팔레티 이탈리아 국가대표팀 감독은 김민재와 함께 했던 시간을 추억했다.

이탈리아 축구선수 협회(AIC)가 주관하는 그란 갈라 델 갈치오 시상식이 5일(한국시간) 개최됐다. AIC는 2010-11시즌부터 이탈리아 세리에A 올해의 팀 수상을 시작했다. 다른 축구선수협회와 다른 점은 올해의 팀 수상이 뒤늦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선수들이 선정한 이탈리아 세리에 베스트 일레븐]

AIC는 2022-23시즌이 끝난 지 무려 6달 만에 해당 시즌 올해의 팀을 발표했다. 5일 시상식을 개최한 AIC는 빅터 오시멘을 2022-23시즌 세리에A 시즌 최우수선수로 뽑은 뒤 베스트 일레븐을 호명했다.

지난 시즌 세리에를 빛낸 최고의 선수 11명 목록에 당연히 김민재는 포함됐다. 11명의 선수 중 나폴리 선수만 5명이었다. 빅터 오시멘,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 스타니슬라프 로보트카, 지오반니 디 로렌초까지 이름을 올렸다.

감독상에는 스팔레티 감독이 선정됐다. 스팔레티 감독은 감독상 수상 후 "김민재는 이탈리아말을 하지 못했다. 그는 나를 바라보면서 '감독님, 맞나요, 아닌가요?'라고만 말했다. 그리고 이적했다. 멋진 선소였다. 김민재는 그런 전통을 가진 나라에서 왔다. 실행력도 탁월했고, 인상적이었다"면서 김민재를 그리워했다.

 

 

# AIC 선정 2022-23시즌 세리에 베스트 일레븐

FW : 하파엘 레앙 ,오시멘, 크바라츠헬리아

MF : 니콜로 바렐라, 로보트카, 하칸 찰하노글루,

DF : 에르난데스, 김민재, 바스토니, 디 로렌초

GK : 마이크 메냥

[김민재와 나폴리]

김민재 영입은 스팔레티 감독의 나폴리 시절 최대 업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시즌 김민재와 나폴리는 대단한 업적을 작성했다. 나폴리는 2022-23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큰 변화의 물결이 일었다. 오랫동안 팀을 지탱해왔던 칼리두 쿨리발리, 파비안 루이스, 로렌초 인시녜 등 주축 자원이 팀을 떠나면서 유럽대항전 진출조차도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상을 받았다.

이때 스팔테티 감독은 크리스티아누 지운톨리 나폴리 단장(현 유벤투스 단장)과 함께 유럽에 숨어있는 보석과도 같은 선수들을 찾아다녔다. 쿨리발리라는 세리에 역사에 남을 수비수를 대체해야만 했던 나폴리의 선택은 놀랍게도 튀르키예 페네르바체에서 1시즌밖에 뛰지 않았던 김민재였다.

모두가 김민재를 의심하고 있을 때 스팔레티 감독은 김민재의 성공을 확신했다. 나폴리와 김민재가 이적을 위해 협상하고 있을 무렵, 스팔레티 감독은 직접 "구단은 선수단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는 선수를 찾을 필요가 있다. 김민재는 나폴리 레벨에서 뛸 수 있는 선수이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레벨에서 뛸 수 있는 선수"라면서 구혼의 메시지를 보냈다.

김민재는 스팔레티 감독과 나폴리에서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김민재를 영입하기로 한 스팔레티 감독의 선택은 나폴리 구단 역사를 통틀어서 봐도 신의 한 수였다. 김민재는 아미르 라흐마니와 함께 나폴리의 수비를 책임졌다. 스팔레티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축구를 완성시켜준 선수가 김민재였다.

스팔레티 감독은 김민재를 데려오자마자 "김민재는 실력이 좋은 선수다. 피지컬, 속도, 반응력, 기술까지 모든 걸 갖추고 있다는 걸 증명해냈다. 그는 완벽한 수비수다. 김민재는 쿨리발리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선수"라며 확실한 믿음을 보였다.

수비의 김민재, 공격에서는 빅터 오시멘과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가 버티는 나폴리의 질주는 아무도 막지 못했다. 나폴리는 압도적인 질주를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김민재는 월드 클래스라는 찬사를 받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에서도 김민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최종적으로 스팔레티 감독과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역사를 작성했다. 디에고 마라도나 시절 이후 단 한 번도 이탈리아 최강 자리에 오르지 못했던 나폴리의 갈증이 33년 만에 씻겨 내려갔다. 이탈리아가 푸른색 물결로 가득했다. 경기장에는 김민재를 응원하는 'KIM' 구호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김민재의 이탈리아 정복은 세리에 우승으로만 끝나지 않았다. 시즌 종료 후 김민재는 세리에 사무국에서 선정하는 세리에 올해의 팀에 먼저 선정됐다. 세리에 사무국은 지오반니 디 로렌초, 글레이송 브레메르, 테오 에르난데스와 함께 김민재를 베스트 일레븐으로 꼽은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세리에 사무국은 리그 베스트 수비수로도 김민재를 선정했다. 세리에 사무국은 2018-19시즌부터 각 포지션별로 MVP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는데 김민재가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김민재는 명실상부한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서의 시작을 알렸다.

김민재가 확실히 월클로 인정받았던 시상은 세계 최고의 선수한테만 주어지는 발롱도르 시상식이었다. 발롱도르 주관사인 프랑스 축구 전문 매체 '프랑스 풋볼'은 2023년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을 발표했는데 김민재가 아시아 선수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것이다.

30인 중 센터백은 단 3명이었다. 김민재와 맨체스터 시티 트레블의 주역인 후벵 디아스 그리고 크로아티아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4강을 이끈 요수코 그바르디올까지였다.

현재 발롱도르 최종후보 30인 예상 순위에서 김민재는 그바르디올보다는 확실히 높은 순위로 평가받았다. 현 시점 세계 최고의 수비수라고 평가받는 디아스와 경쟁이 가능할 정도다. 김민재의 위상과 실력이 얼마나 높이 평가받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결과적으로 김민재는 22위에 올랐다. 디아스와 그바르디올보다 더 높은 순위에 오른 김민재는 2023년 최고의 센터백으로 선정됐다. 발롱도르 22위는 아시아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순위다. 또한 2019년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손흥민이 기록한 순위와 동률이다.

김민재의 미친 활약상을 두고 세리에 3회 우승자인 잔루카 잠브로타는 "나폴리 우승에 있어서 중요한 열쇠였다. 안타깝게 이탈리아가 김민재를 놓쳤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보낸 게 아쉽다. 김민재에게 찬사를 보낸다"며 극찬을 남겼다.

나폴리 사람들의 꿈을 이뤄준 스팔레티 감독은 아쉽게도 구단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2022-23시즌 최종전을 앞두고 스팔레티 감독은 직접 이별을 언급했다. 그는 "잊을 수 없는 2년 동안 만난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우리가 스쿠데토 우승했을 때 난 현실이 환상을 능가한다는 것을 이해했다. 우리 중 누구도 이러한 수준의 기쁨을 상상하지 못했다. 항상 조금은 나폴리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완벽히 나폴리 사람이다"라면서 나폴리에 대한 애정을 보였다.

스팔레티 감독은 나폴리 명예 시민권까지 획득했다. 그는 "나폴리 명예 시민이 된 것도 좋다. 10년 후에라도 나폴리로 돌아올 수 있다는 생각이 좋다. 항상 내 안에 나폴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나폴리는 선수단 안에 중요한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멋진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면서 작별인사를 고했다.

스팔레티 감독은 1년 동안 안식년을 가진다고 밝혔지만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의 제안을 받자 마음을 바꿔서 곧바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김민재+스팔레티 감독 떠나자 뒤숭숭한 나폴리]

33년 만의 우승을 달성할 수 있었던 주역인 김민재와 스팔레티 감독이 떠나자 나폴리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나폴리는 스팔레티 감독과 이별한 후에 빠르게 대체자를 특정했다. 여러 감독들이 하마평에 올랐지만 루디 가르시아 감독을 선임했다.

하지만 가르시아 감독 체제의 나폴리는 심각하게 삐걱거렸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다운 면모를 빠르게 잃어갔다. 가르시아 감독의 선수단 통제 문제도 심각해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현지에서는 김민재의 이탈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아레나 나폴리'는 "나폴리는 세계 최고의 선수를 잃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나폴리가 재정적으로는 상당한 이득을 얻었지만 무엇보다도 기술적으로나 전술적으로 상당히 부실해졌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나폴리가 김민재를 뮌헨으로 매각한 점이 매우 아쉽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매체는 "지난해 페네르바체에서 완전히 무명인 채로 두려워하지 않고 이적한 김민재는 센터백 역할에서 세계 최고라고 평가할 수 있다. 지난해 스팔레티의 나폴리 팀 전체를 이끈 김민재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한 선수라는 걸 보여준다. 스피드, 적응력, 리더십 그리고 체력까지 나폴리는 가장 강력한 센터백을 잃었다. 팬들이 그를 괴물이라고 부른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며 김민재가 떠난 나폴리를 굉장히 우려했다.

실제 나폴리 동료들도 김민재의 공백을 우려했다. 나폴리에서 김민재 백업 역할을 했었던 레오 외스티고르는 "스팔레티 감독은 로테이션을 많이 하지 않았다. 우리가 많은 경기를 이겼고, 부상도 거의 없어서 김민재는 거의 모든 경기에 출전했다. 매우 잘 해냈다"며 기량을 인정했다.

이어 "김민재는 사람으로서도 훌륭했고, 나폴리에서 김민재를 그리워한다. 나도 김민재가 떠나는 게 기쁘지 않았다. 여기 있는 모두가 김민재가 이적하는 걸 슬퍼했다. 하지만 김민재한테는 분명 기회였다"면서 김민재의 공백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적도 있다.

김민재와 스팔레티 감독이 떠난 후 흔들리던 결국 가르시아 감독은 나폴리 부임 4달 만에 경질됐다. 나폴리는 지난달 15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가르시아 감독을 1군 감독에서 해임하기로 결정했다. 지금까지 협력해준 그와 그의 스태프들에게 감사하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2023-24시즌 세리에 12라운드 종료 기준으로 나폴리는 선두 인터밀란(승점 31)과 무려 승점 10점 차이로 벌어졌다. 사실상 우승 경쟁이 어려운 위치다. 실점이 대폭 늘어난 것이 치명적이다. 지난 시즌 시즌 동안에 28실점을 했던 팀이 12경기 만에 13실점을 내줬다. 김민재의 공백이 얼마나 컸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항목에서도 지난 시즌 28실점밖에 안 내줬는데, 이번에는 벌써 13실점이다. 김민재의 공백이 치명적인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나폴리는 2009년부터 4년 동안 팀을 이끌었던 왈테르 마자리 감독에게 소방수를 맡기로 결정했다. 마자리 감독이 왔지만 감독 교체 효과는 잘 느껴지지 않고 있다. 아탈란타전에서 승리하면서 반등하나 싶었지만 UCL에서 레알 마드리드에 2-4로 무너졌다. 4일 진행된 경기에서는 인터밀란한테 0-3으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 시즌 우승팀다운 모습이 사라진 나폴리다.

반면 김민재는 뮌헨 이적 후 빠르게 팀에 적응했다. 뮌헨에서도 김민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의 격한 환영을 받고 독일 분데스리가에 입성한 김민재는 쉬지 못할 정도로 매 경기 선발로 나오면서 활약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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