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간다] 찬바람 속 다시 10.29km‥이태원 참사 유족들은 왜 다시 거리로?

송재원 입력 2023. 12. 5. 20:2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데스크]

◀ 기자 ▶

바로간다, 사회팀 송재원 기자입니다.

한여름 땡볕에도, 폭우가 쏟아져도, 간절한 소망 하나를 품고 거리에 나섰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난 주말로 400일을 넘긴 10.29 이태원 참사 유족들인데요.

이들은 왜, 칼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이 계절에, 다시 길 위에 설 수밖에 없었는지 함께 걸으며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다시 신발끈을 동여맸습니다.

서울광장에서 국회 앞까지 10.29km.

얼굴을 할퀴는 찬바람 속을 또 걷습니다.

돌이켜 보면, 1년 전 이태원이 더 추웠습니다.

[김희정/고 최민석 씨 어머니] "사실은 이거보다 녹사평에서의 날씨가 더 추웠었거든요. 그때도 견뎠고 그때보다 더 춥다고 해도 할 수 있어요."

먼저 간 딸의 운동화.

깔창을 덧대고 신어 보니 모녀가 한 몸이 된 듯합니다.

딸이 다니던 대학교 앞을 지나자 함께했던 추억이 되살아납니다.

[김영남/고 최혜리 씨 어머니] "이사 다니면서 왔다갔다하고 짐도 옮겨주고 일상생활을 누렸던 길을 지나가니까 한번 신고 싶었어요. 걔를 생각하면서."

한여름 뙤약볕 아래 나섰던 길을, 한겨울에 다시 밟게 될 줄, 그때는 짐작조차 못 했습니다.

2시간 정도를 걸어 상수역 인근을 지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무더위 속에서 땀 흘리며 걸었던 유족들은 지금 이렇게 두터운 외투를 입고 행진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무엇보다, 잊히는 게 두렵다고 합니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이, 그래서 애를 태웁니다.

[김희정/고 최민석 씨 어머니] "이거는 행진이지만 저희 다 아시겠지만 행진도 하고 단식도 하고 삼보일배도 하고 다 했잖아요. 우리가 뭘 잘못했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되는지… 제일 더울 때 제일 추울 때 이렇게 또 겨울에 하게 되는 건데."

지켜보는 시민들이라고 남의 일 같지만은 않습니다.

[김연옥/행진 참여 시민] "제가 직업이 간호사인데 그 상황을 보면서 병원에서도 환자 CPR하고 이런 상황에서도 느낄 수 없었을 만큼 정말 그런 너무너무 처참함을 봤거든요."

여름엔 왜 그리 길었는지 모를 해가, 이제는 야속하리만치 짧아졌습니다.

꼬박 3시간 걸려 도착한 국회 앞 천막.

이들의 구호와 절규는 한결같습니다.

참사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

어젯밤 철야 농성에 참여한 유족들은 오늘도 분향소에 모여 새로운 행진을 시작했습니다.

[오영교/고 오지연 씨 아버지] "6월에 행진하면서 그 행진이 마지막이기를 바라고 간절히 기도를 했는데…"

21대 정기국회는 사흘 뒤 문을 닫습니다.

아직 본회의 상정도 안 된 법안이 총선 정국의 소용돌이에 떠내려가지 않을까, 유족들은 바람 앞의 촛불처럼 서 있습니다.

바로간다, 송재원입니다.

영상취재: 김승우, 임지환, 이원석 / 영상편집: 남은주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영상취재: 김승우, 임지환, 이원석 / 영상편집: 남은주

송재원 기자(jw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50275_36199.html

[저작권자(c) MBC (https://imnews.imbc.com) 무단복제-재배포 금지]

Copyright©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