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군사천재' 치열한 삶과 업적

F-16의 아버지, 우다 루프 창시자, 걸프전 승리의 설계자 존 보이드 평전
F-15와 F-16 전투기 설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공학자
'20세기 군사천재'의 불꽃같이 치열한 삶과 업적
보이드 BOYD (로버트 코람 지음 / 김진용 옮김 / 플래닛미디어 / 640쪽 / 2만 9800원)

우다 루프(OODA Loop) 모델에 대해 들어본 사람은 많지만, 그것을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우다 루프 모델이란 군사 영역을 넘어 경제·경영, 운동경기, 개인의 삶 등 '경쟁'이 이뤄지는 모든 상황에서 승리 혹은 우위를 점하기 위한 빠른 의사결정 도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우다 루프 모델을 창시한 이가 전설적인 전투기 조종사인 존 보이드(John Boyd)다.

존 보이드는 한국에선 공군이나 소수의 밀리터리 마니아를 제외한 일반인에게는 꽤 생소하다. 심지어 그의 조국인 미국에서도 그가 '20세기 최고 군사이론가이자 군사전략가', '미국의 손자(孫子)'라는 칭송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토록 유명한 우다 루프 개념조차 그의 수많은 업적 가운데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존 보이드는 전투기무기학교(FWS) 교관 시절 모의 공중전에서 학생조종사는 물론 교관들마저 40초 안에 이겨 '40초 보이드'라는 명성을 얻은 미 공군의 전설적인 전투기 조종사이기도 하다. 미 공군 최초의 정식 공중전 전술 교범인 '공중전 연구'를 저술하고, 항공기의 기동성을 에너지 변환이라는 물리적 현상에 입각해 정량화한 '에너지-기동성(E-M) 이론'을 만든 이론가다. 또 에너지-기동성(E-M) 이론을 기반으로 F-15·F-16 설계에 영향을 미친 'F-15·F-16의 아버지'로도 불린다. '기동성이 우수한 경량 전투기를 부활시킨 전투기 마피아의 실질적 대부' '속 빈 군대가 된 미군을 개혁하는 데 앞장선 군사개혁가' '영국의 군사이론가 리델 하트(Liddell Hart)가 인정한 20세기 최고 군사이론가이자 군사전략가' '딕 체니 국방장관의 군사고문으로서 사막의 폭풍 작전 계획에 참여해 레프트 훅을 설계한 걸프전 승리의 설계자' 등 셀 수 없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다.

하지만 존 보이드는 공군과 펜타곤의 출세·관료주의자들의 불의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많은 적을 만들고, 별을 단 장군들에게도 도전하면서 끝내 장군 진급 없이 대령으로 전역했다. 전역 이후에도 군사개혁에 앞장서면서 펜타곤의 이단아로 낙인찍혀 생전에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언성 히어로'(Unsung Hero)다.

이 책은 전투기 조종사, 항공전술가, 공학자, 군사이론가, 군사개혁가, 군사전략가, 군사사상가로 거듭나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남긴 '20세기 군사천재'의 불꽃같이 치열한 삶과 업적, 이론과 사상을 담은 존 보이드 평전(評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