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지도부, 혁신위와 갈등 국면서 尹대통령과 '깜짝 오찬'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 "대통령도 혁신 성공 바랄 것"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안채원 김철선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와 혁신위원회가 '주류 희생안'을 두고 갈등하는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김기현 대표 등 당 4역과 '깜짝 오찬'을 한 사실이 공개되면서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윤 대통령이 주재한 용산 대통령실 오찬에는 김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외견상 이번 오찬은 한오섭 정무·이도운 홍보·황상무 시민사회·박춘섭 경제·장상윤 사회수석 등 대통령실 신임 참모들이 여당 지도부에 인사하는 자리였다.
이 사무총장은 국회 브리핑에서 "상견례를 겸한 자리였다"며 "어려운 민생을 챙기는 정책·예산 등 모든 분야에서 당과 대통령실 간 원활한 소통 체계를 강화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이끄는 혁신위와 김기현 지도부가 '주류 희생안'의 수용 여부를 두고 충돌하는 시점에 윤 대통령 주재 오찬이 진행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민의힘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오찬 일정은 지난 주말부터 논의됐으며 전날 확정됐다.
그즈음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의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지난 달 30일 인 위원장은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인사들의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혁신안을 당이 의결해달라고 요구하는 한편, 이를 받아들이지 못할 경우엔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했다.
김 대표는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요구가 나온 지 2시간도 되지 않아 이를 거절했고, 최고위원회의는 4일 '주류 희생' 혁신안을 상정하지 않았다.
이에 혁신위 조기 해체 가능성이 거론되고, 일각에서는 혁신위가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요구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왔다.
더구나 오는 7일에는 최고위와 혁신위 회의가 함께 열려 평행선을 달리는 양측이 정면충돌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됐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김 대표 등 지도부를 불러 식사를 함께한 것이다.
한 당직자는 이날 오찬에 대해 "신임 수석들을 임명한 상태에서 현 지도부와 밥을 먹은 것은 윤 대통령이 지도부에 힘을 실어줬다고 해석해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김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도 "이 시점에서 오찬을 한 것은 '지도부 힘 싣기'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사무총장도 자리에 함께한 것을 보면 '김기현 지도부 체제의 총선 준비'에 힘을 싣는 메시지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비대위 전환설 등을 일축하고 김기현 지도부 체제로 총선을 치러야 한다는 암묵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번 오찬을 두고 당 주류가 과도한 해석을 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한 비주류 의원은 "이 시점에 오찬을 한 것에는 이유가 있겠지만, 혁신위를 배제한 '지도부 힘 싣기'로 무조건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내놓은 '희생' 안건을 비롯한 각종 혁신안이 국민적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윤 대통령이 오찬으로 지도부 손을 들어줬다고 단정 지어선 안 된다는 의미다.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대통령도 혁신위의 혁신이 성공하기를 바랄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그렇게 본다. 대통령도 혁신 성공을 바랄 것"이라고 말했다.
오찬의 정치적 의미를 둘러싸고 엇갈린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김 대표를 비롯한 오찬 참석자들은 자리에서 오간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아끼고 있다.
이날 오찬에 지도부가 정치적 의미를 담아 설명할 경우 '윤심(尹心) 소환' 논란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기류가 읽힌다.
앞서 인 위원장은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끝까지 당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는 발언으로 윤심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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