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혐오 부추긴 ‘집게손’ 파문, 기업 사회적 책임 어디 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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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 넥슨이 최근 자사의 게임 홍보 영상에 등장하는 '집게손가락'이 남성 혐오를 상징한다는 남초 커뮤니티의 황당한 주장에 따라 영상 제작 협력업체를 상대로 과도한 '갑질'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이 집게손가락 그림은 남성 직원이 그렸고, 넥슨도 여러차례 문제의 영상을 검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넥슨은 일부 혐오세력의 극단적 주장에 동조해 협력업체와 여성 노동자의 생존권을 침해한 것에 사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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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체 넥슨이 최근 자사의 게임 홍보 영상에 등장하는 ‘집게손가락’이 남성 혐오를 상징한다는 남초 커뮤니티의 황당한 주장에 따라 영상 제작 협력업체를 상대로 과도한 ‘갑질’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넥슨의 압력으로 협력업체가 사과하고, 그림을 그린 것으로 지목된 여성 직원은 인신공격에 시달렸다고 한다. 하지만 이 집게손가락 그림은 남성 직원이 그렸고, 넥슨도 여러차례 문제의 영상을 검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글로벌 게임사인 넥슨이 혐오세력의 황당한 ‘음모론’에 장단을 맞춰 협력업체를 죄인처럼 추궁하다니 어이가 없다.
사건 발단은 홍보 영상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집게손가락 자세를 한 것을 두고 일부 남초 커뮤니티가 문제를 삼으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여성 페미니스트 작가가 한국 남성의 성기가 작다는 의미의 남성 혐오를 표현한 것’이라며 넥슨을 공격했다. 이 여성 직원이 과거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을 문제 삼아 ‘사이버불링’까지 했다. 그러자 넥슨은 사실관계 조사도 없이 ‘협력업체에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내고, 관련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자신들이 대본과 영상을 수차례 확인해놓고도 악성 유저들의 ‘마녀사냥’에 확인도 없이 하청업체에 모든 책임을 떠넘긴 것이다. 해당 업체는 여성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사표 수리 했다고 거짓말까지 해야 했다고 한다.
넥슨의 행태는 고객 등의 폭언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의무를 규정한 산업안전보건법에 명백히 위배된다. 기업이 일부 악성 소비자의 터무니없는 압력에 굴복해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태도다. 일부 남초 커뮤니티의 ‘집게손가락’ 시비는 2021년 편의점 지에스(GS)25의 이벤트 포스터를 둘러싼 논란이 계기가 됐다. 전혀 근거 없는 주장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단호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바람에 혐오세력의 횡포가 더욱 심해진 것이다. 넥슨은 일부 혐오세력의 극단적 주장에 동조해 협력업체와 여성 노동자의 생존권을 침해한 것에 사과해야 한다. 정부도 게임업계에서 반복되는 여성 혐오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한 뒤 위협·협박에 시달리는 한국여성민우회 등 일부 여성단체에 대한 후원의 응원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넥슨은 여성 혐오에 빠져 있는 일부 이용자들만 바라보지 말고, 기업 이미지와 미래를 고민하며 우리 사회의 건강성에 더 주목하기 바란다.
<알립니다>
12월5일 오후 6:29에 디지털 배포한 위 사설 마지막 부분에서 일부 내용이 사설 취지와 부합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당일 오후 8:39에 관련 내용을 수정해 배포했습니다.
애초 배포한 사설 내용은 ‘그나마 다행인 것은, 넥슨 게임 이용자들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혐오 표현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자발적인 기부 릴레이를 펼치고 있다는 소식이다. 기부 릴레이 3일 만에 기부 금액만 6000만원을 훌쩍 넘겼다고 한다. 넥슨은 자사 게임 이용자들이 다 똑같다고 생각하진 말기 바란다.’ 입니다.
그러나 넥슨 게임 이용자들의 기부 성격을 놓고 논란이 일어 이 사설 취지와 맥락이 맞지 않다고 판단해 이를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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