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속살해·미수 사건 65%가 ‘방치된 정신질환자’ 범행
77%가 ‘심신미약’ 상태 인정
전문가 “호주선 약 안 먹으면 경찰 출동”
의사 순회방문 통해 환자 상담 서비스도

피고인에게 정신질환이 있는 22건의 사례 중 77.3%(17건)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이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봤다.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해진 상태였다는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22건 가운데 68.2%(15건)에서 범행에서 살아남은 부모나 피고인의 형제자매가 “처벌보단 치료가 필요하다”며 선처를 탄원하거나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1월 당시 만 15세였던 A군은 자신을 길러 준 부친을 흉기로 살해했다. 중학교를 중퇴한 A군은 가족 손에 붙들려 정신병원 입원 치료도 받은 심한 조현병 환자였다. 가족이 자기를 해치려 한다는 피해망상에 시달리던 그는 “정신과 약을 먹지 않으면 강제로 입원시키겠다”는 부친의 말에 집 바깥으로 도망가려고 했다. 이를 저지하자 A군은 들고 있던 흉기로 부친을 수차례 찔렀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학부 교수는 “조현병 환자는 치료만 잘하면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사법입원도 방법이 될 수 있지만, 복지 시스템과 연계가 필요하다”며 “해외의 경우 의사가 순회 방문을 하며 환자에게 약물 복용을 지도하고 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곳도 있다”고 부연했다.
존속살해·미수 사건 피고인 가운데 정신질환자는 아니지만 부모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하거나 조부모 손에 맡겨진 경우도 있어, 소외 아동을 향한 관심도 필요하다. 재작년 ‘대구 형제 조부모 살해 사건’이 그 예다. 염 교수는 “범죄학에선 가정폭력 피해자의 폭력성이 높다고 본다”며 “사회 문제로 곪기 이전에 이를 적절히 해소시킬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 “어릴 땐 힘이 없어서 폭력에 굴복하다 본인이 성인이 되고 부모가 노령이 됐을 때 과거의 악감정을 폭력으로 분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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