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 銀' 배드민턴 최솔규, 음주 후 훈련 불참으로 대표팀 배제
항저우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남자 복식 은메달리스트 최솔규(28·요넥스)가 음주 후 대표팀 훈련 무단 이탈 등으로 징계 절차를 밟았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최솔규는 아시안게임 이후 국제 대회에 참가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의 가족은 “대표팀에서 부당하게 배제당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5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최솔규는 지난 7월 전남 여수에서 열린 BWF(세계배드민턴연맹) 월드투어 코리아오픈 대회 기간 술을 마신 뒤 다음 날 대표팀 훈련에 불참했고, 대표팀 숙소에 여자 친구를 데려온 사실이 적발됐다. 최솔규는 당시 “복식 파트너인 김원호가 부상을 당해 대회에 뛰지 못하는 게 속상해서 술을 마셨다”며 “이유를 막론하고 훈련에 빠진 건 내 잘못”이라고 했다고 한다. 대한배드민턴협회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최솔규에게 곧장 징계를 내리려 했지만, 아시안게임까지는 기회를 주기로 하고 징계 절차를 뒤로 미뤘다. 다만 진천선수촌 훈련에선 배제됐다.
최솔규는 김원호와 짝을 이뤄 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0월 경기력향상위원회는 그에게 자격 정지 2년 징계를 내리기로 했다가 수위가 과하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실제 의결하지 않고 재심의를 하기로 했다. 그 이후 최솔규가 “연말에 예정된 내년도 국가대표 선발전에 뛰지 않고 대표팀에서 은퇴하겠다”는 뜻을 밝혀 징계 실효성이 사라졌다고 판단, 재심의를 하지 않았다는 게 협회 설명이다.
하지만 최솔규는 현재까지 은퇴 신청 공문을 협회에 제출하지 않고 있으며, 그의 가족들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최솔규에 대한 협회 및 대표팀의 조치를 비판하고 나섰다. 가족들은 “훈련 불참이 아니라 지각한 것이며, 잘못이긴 하지만 함께 지각했거나 아예 불참한 다른 선수들은 징계 대상이 되지 않았다”며 “대표팀 지도자들이 최솔규를 협박하고 왕따시켰다. 징계는 결국 받지 않았지만, 협회가 은퇴를 종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협회 관계자는 “징계로 쫓겨나는 대신 스스로 은퇴를 하는 모양새로 좋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고 본인도 동의를 했다. 가족들이 왜 그런 주장을 펼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가족 입장에선 불만스러운 상황이겠지만, 최솔규는 훈련 불참 외에도 다른 규정 위반 사안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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