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거짓이 혼재된 세상, 무엇이 진실인지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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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긴 너무나 어렵지만 우리는 무심코 내 시각만을 진실로 여긴다.
때로는 거기서 더 나아가 상대방에게 "그게 진실이지! 아니야?"라고 강요하기까지 한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과연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변 연출은 "시선과 동선, 무대의 높이와 음악 템포 등을 통해 관계를 표현해내고자 했다"며 "배우들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살펴보면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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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극작가 해롤드 핀터 원작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한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긴 너무나 어렵지만 우리는 무심코 내 시각만을 진실로 여긴다. 때로는 거기서 더 나아가 상대방에게 “그게 진실이지! 아니야?”라고 강요하기까지 한다.
올해 서울시극단의 마지막 레퍼토리 ‘컬렉션’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극은 관객들에게 끝까지 무엇이 진실인지를 말해주지 않는다.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는 남자와 외도의 상대방, 그 상대방과 동거 중인 남성까지. 네 명의 인물들은 각자의 입장에서 사건을 해석하고 해결하려 하지만, 확실히 밝혀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컬렉션’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영국의 극작가 해롤드 핀터의 희곡을 원작으로 한다. 베케트와 함께 부조리극의 대가로 꼽히는 핀터의 작품이지만 기존의 부조리극들보다는 조금 가볍고 편안한 마음으로 볼 수 있게 구성됐다.
이번 공연의 연출은 ‘베르나르다 알바’ ‘그날, 그날에’ 등을 연출하며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을 수상한 변유정 연출가가 맡았다. 변 연출은 “가짜가 진짜가 되고, 진짜가 가짜가 되는 세상을 핀터가 60년 전에 예견한 것이 아닌가 싶다”며 고전 연극의 탈시대성을 논했다.
김철리 드라마투르그는 “작품 속에서 분명한 것은 없다”며 “전달하고 싶었던 것은 진실과 거짓이 혼재되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과연 무엇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작품은 현대인들의 보고 싶은 대로 보는 확증편향적인 모습을 적나라하게 고발한다.
극에서 주목할 점은 언어적 요소 뿐만이 아니다. 행동과 공간, 분위기, 음악까지 다양한 것들이 합쳐져 극의 모호함을 규정한다. 변 연출은 “시선과 동선, 무대의 높이와 음악 템포 등을 통해 관계를 표현해내고자 했다”며 “배우들의 시선이 어디를 향하는지 살펴보면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연은 10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한순천 기자 soon1000@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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