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與 지도부와 오찬···‘김기현 체제’ 힘 실어주나

조미덥·유설희·이두리 기자 2023. 12. 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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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 및 윤재옥·유의동·이만희 참석
“당·대통령실 간 원활한 소통 강화 뜻”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김기현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비공개 오찬을 함께 했다.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주장으로 흔들리는 김 대표 체제에 대통령이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만희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오늘 낮 12시10분부터 약 2시간 동안 윤 대통령 주재로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통령실간 비공개 오찬 회동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이관섭 정책실장, 새로 임명된 5명의 수석비서관과 상견례를 겸한 자리였다. 당에서는 김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이 사무총장은 “정책과 예산 등 모든 분야에서 당과 대통령실 간 원활한 소통체계를 강화하자는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이 제60회 ‘무역의날’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대내외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수출 현장의 애로사항을 밀착 관리하고, 규제를 혁파하는 데 힘을 모으자”고 당부했다고 이 사무총장은 전했다. 참석자들은 또 가덕도 신공항과 북항 개발 등 부산 지역의 발전을 위해 차질 없이 정책을 추진하자고 다짐했다.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실패에 따라 악화된 부산 민심을 돌리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내년 총선이나 당내 갈등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총선의 ㅊ자도, 혁신위의 ㅎ자도 없었다”며 “민생에 초점을 두고 달려가겠다는 정도였다.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국민의힘 지도부와 비공개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이날 회동에는 김기현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등 ‘당 4역’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제공

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회동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직후인 지난 10월18일 오찬 이후 약 한 달 반 만이다. 당시 이철규 전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들이 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후 ‘김기현 체제 2기’가 막 출범한 때였다.

이날 오찬을 두고 윤 대통령이 김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당 지도부와 중진, 대통령 측근의 불출마·험지 출마를 담은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혁신안을 수용하지 않아 당 안팎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또 당내에서도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김 대표가 물러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었다. 혁신위가 오는 7일 마지막 승부수로 비대위 전환을 권고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김 대표에 대한 신뢰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이러한 분석에 “나는 힘 빠진 적이 없다”고 항변했다. 그는 자신이 울산 지역구 의정보고회에서 ‘윤심’을 팔았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작심한 듯 “‘내가 겪어본 우리 보수당 대통령 중에서 가장 소통이 잘 되고 언제든지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다 나눈다. 대통령 진짜 괜찮은 분인데 오해 마시라. 훌륭한 대통령 만들었다. 잘 도와달라’ 그런 취지로 한 얘기인데 다 잘라버리고 (‘대통령과 하루에 서너 번씩 전화도 한다’는 부분만 보도됐다)”고 했다.

당에서도 적극적으로 내·외부 공세에 맞서는 모습이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일종의 음습한 권력싸움, 권력 투쟁의 도구나 수단으로 이용당하는 면은 없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위의 배후에 김 대표를 몰아내려는 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 것이다. 혁신위의 불출마·험지 출마 제안에 대해 “그런 내용을 의결하면 (효력정지) 가처분 대상이 될 수 있다. 당헌당규 문제도 된다”며 “그래서 시간을 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당 지도부가 의결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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