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국형 질병인 결핵 발병률 韓, OECD 2위 오명 벗어나야"

김지희 기자(kim.jeehee@mk.co.kr) 2023. 12. 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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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석 대한결핵협회장
결핵환자 12년만에 늘었는데
검진·치료 예산 대폭 삭감
크리스마스실에도 관심을

결핵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감염병이다. 지금도 매년 1000만명 이상이 결핵에 걸리고 150만명 안팎이 사망한다. 결핵은 영양과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은 곳에서 발병해 '후진국병'으로 불리지만 의료 강국이라는 평가를 받는 우리나라와도 밀접한 질병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결핵 발생률 2위(인구 10만명당 39.8명), 결핵 사망률 4위(10만명당 3.8명)를 기록했다.

6·25전쟁 이후 13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던 국내 결핵 환자 수는 지난해 2만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결핵 환자 수는 1만545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다. 현 추세대로라면 국내 결핵 환자 수가 12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민석 대한결핵협회 회장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면역력이 저하되는 65세 이상 고령층에서의 결핵 환자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며 "전체 결핵 환자 중 58%가 고령층이고, 결핵으로 인한 사망자 중 86%가 고령층에 집중돼 있는 만큼 우려가 크다"고 강조했다.

결핵 재확산을 막으려면 고령층은 물론 외국인 노동자, 노숙인과 같은 의료 취약계층에 대한 검진을 늘려야 한다는 게 신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연간 고령층 19만명에 대한 결핵 검진이 가능한데, 이는 전체 고령층의 2%에 불과한 만큼 꾸준히 늘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예산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결핵 예산이 24%가량 대폭 삭감되면서 결핵 검진과 치료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 신 회장은 "결핵 환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설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예산 삭감으로 환자 증가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의 하향세를 유지하지 못하면 추후 결핵 종식을 위해 더 많은 예산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1호 사단법인으로 출범한 대한결핵협회는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아 호흡기 감염병 전반으로 보건의료 사업의 확장을 도모하고 있다. 협회 산하의 복십자의원도 현재 9곳에서 12곳으로 늘려 활성화할 계획이다. 신 회장은 "복십자의원 진료 과목을 소아청소년과, 통증의학과, 정형외과 등으로 확대하며 지역 의료 공백 최소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전했다. 연말을 맞아 크리스마스실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그는 "모금액은 취약계층 대상 결핵 검진을 비롯해 65세 이상 결핵 환자의 복약 관리, 학생 환자의 완치 독려 등 결핵 퇴치 사업 전반에 활용된다"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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