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만에 가족 품으로…태평양전쟁 강제동원 희생자 영면
[앵커]
태평양전쟁 당시 일제에 의해 강제 동원됐다가 숨진 희생자가 고국으로 돌아와 유족 품에서 영면에 들었습니다.
이역만리 남태평양의 섬에서 눈을 감은 지 80년 만입니다.
김경인 기자입니다.
[기자]
태평양전쟁이 한창이던 1943년.
일제에 의해 끌려간 1,000명이 넘는 조선 청년들이 머나먼 남태평양의 섬에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아내와 두 아들을 남기고 강제 동원됐던 스물네살 청년 최병연 씨도 그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로부터 80년.
고 최병연 씨의 유해가 고국으로 돌아왔습니다.
어머니와 형님을 먼저 보내고 홀로 아버지의 유해를 마주한 여든둘 막내아들은 만감이 교차합니다.
<최금수 / 故 최병연 씨 아들> "아버지, 보고 싶고, 불러보고 싶고, 그립던 아버지. 아버지가 금수야 하고 한 번 불러주는 그 음성이라도 한 번 들었다면 나는 현재 여한이 없겠습니다. 부모 형제 품으로 돌아오신 것만으로도 만족을 느끼고…"
최씨는 고향 선산에 있는 아내의 묘 옆에서 영면에 들었습니다.
그동안 유해 없이 가묘가 있던 자리입니다.
<최금수 / 故 최병연 씨 아들> "(하늘에서) 한 쌍의 그 원앙새가 되어서 천지를 훨훨 날면서 금실 좋게 지냈으면 하는 것이 제 소망과 희망입니다."
타라와 전투에서 희생된 한국인은 모두 1,100여명입니다.
최씨의 유해와 신원이 기적적으로 확인된 건 4년 전입니다.
태평양 격전지에 끌려갔다가 숨진 수많은 강제징용 희생자 중 신원이 확인돼 고국으로 돌아온 사례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상민 / 행정안전부 장관> "일제 강제 동원 희생자분들의 유해를 고국으로 모셔 와서 명복을 비는 그런 아주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일본 정부에서도 자리를 함께했더라면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했습니다.
연합뉴스TV 김경인입니다. (ki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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