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3연속 최다 득점' 주민규 "국내 토종 스트라이커의 힘 보여주고 싶다"

강은영 2023. 12. 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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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K리그1 최다 득점을 찍은 주민규(33·울산 현대)는 기복 없는 성실한 선수로 꼽힌다.

주민규는 "득점왕보다 팀 우승이 먼저였다. 그런데 지난 10월 대구FC전(울산의 조기 우승 확정)을 끝내고 내 안에 있는 욕심이 끌어오르더라. '어, 이거 할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에 동료들에게 더 부탁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2021년 22골로 득점왕에 오른 주민규는 지난해 17골로 당시 전북 현대의 조규성과 동률을 이뤘지만 출전시간이 많아 득점왕 자리를 내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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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위해 울산 이적...좋은 지도자 홍명보 감독 만나 큰 행운"
울산 현대의 주민규가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최다 득점상을 수상한 후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3년 연속 K리그1 최다 득점을 찍은 주민규(33·울산 현대)는 기복 없는 성실한 선수로 꼽힌다. 외국인 용병들이 득점왕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와중에 '국내 토종 스트라이커'로서 자존심을 지키며 한국 최고의 공격수로 자리잡았다. 아울러 "우승하고 싶어 왔다"며 울산 현대에서 시작한 올 시즌에는 리그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 올리며 그야말로 최고의 해를 보냈다. 모든 꿈을 다 이룬 주민규에게 또 다른 목표가 있을까.

2023 K리그 시상식이 열린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만난 주민규는 "전날 K리그 최종전을 끝낸 뒤 우승컵을 들어올릴 때 '나도 2연패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다"며 "작년에 울산에 있던 선수들은 2연패를 경험했지만 나는 2연패 멤버가 아니잖나"라고 말했다. 결국 울산의 3연패 달성이 내년 목표라는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이날 득점왕과 올해 K리그1 공격수 부문 '베스트 11'을 수상했다.

주민규는 지난 시즌 제주 유나이티드(2020~22)에서 뛰다 울산으로 이적했다. 자신의 커리어에 K리그1 우승 타이틀을 넣고 싶은 게 꿈이었다. 그래서 2019년 한 시즌을 뛰었던 울산에 다시 문을 두드려 입성했고, 3연속 최고의 득점력을 뽐낼 수 있었다. "우스갯소리로 말씀드리곤 하는데 진심이기도 합니다. 좋은 지도자이신 홍명보 감독님을 찾아간 게 큰 행운이었어요. 또 좋은 동료들을 찾아다니고 했기 때문에 3년 동안 최다 득점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동료들을 찾아다녔다는 건 이유가 있다. 주민규는 "득점왕보다 팀 우승이 먼저였다. 그런데 지난 10월 대구FC전(울산의 조기 우승 확정)을 끝내고 내 안에 있는 욕심이 끌어오르더라. '어, 이거 할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에 동료들에게 더 부탁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지난 3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하나원큐 K리그1 2023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경기에 출전한 울산의 주민규. 울산=연합뉴스

2021년 22골로 득점왕에 오른 주민규는 지난해 17골로 당시 전북 현대의 조규성과 동률을 이뤘지만 출전시간이 많아 득점왕 자리를 내준 바 있다. 올 시즌도 2년 만에 되찾아 온 득점왕 타이틀을 하나터면 놓칠 뻔했다. 티아고(대전하나시티즌)와 함께 17골을 기록했지만 작년과 반대로 출전시간이 짧아 득점왕을 거머쥐었다. 그는 "작년에는 사실 욕이 나왔다"면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했다. 홍 감독이 "주민규에게 출전시간을 많이 못 줘서 미안하다고 했지만 출전시간이 적어 득점왕이 됐으니 오히려 잘 됐다"는 얘기도 일리가 있다.

국내 선수가 K리그 통산 5번째로 두 차례 이상 득점왕에 오른 건 김도훈(2000·2003) 이후 20년 만이다. 윤상철(1990·1994), 이기근(1988·1991), 데얀 데얀(2011·2012·2013)이 그 주인공이었다. 주민규는 토종 스트라이커로서 계보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올 시즌 초반 득점력을 뽐냈던 나상호(FC서울)와 득점왕 경쟁을 바랐다. 올 시즌 득점 순위 10위 안에는 주민규와 나상호(4위·12골), 이승우(7위·10골), 고재현(10위·9골) 뿐이다.

주민규는 "작년에 조규성과 경쟁하면서 굉장히 기뻤다. 국내 선수들도 많은 골을 넣을 수 있고, 경쟁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국내 토종 스트라이커의 힘을 많이 보여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제 축구 팬들의 이목은 주민규가 30대를 넘긴 늦깎이 나이에 국가대표 선수가 될 수 있는지에 쏠려 있다.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대표팀에 못 갔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대표팀 선수들보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다만 대표팀에서 선수들과 함께 하면 '좋은 경기를 하겠다', '행복하게 축구하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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