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 연료 탓 배출된 온실가스, 감축은커녕 올해 ‘사상 최고’[COP28]

강한들 기자 2023. 12. 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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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5일(현지시간) 한 사람이 “지금 당장 화석연료를 단계적으로 없애라!”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외신

올해 화석 연료 사용으로 배출된 온실가스가 지난해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연구 단체 ‘세계 탄소 프로젝트(Global Carbon Project, GCP)’는 5일 ‘2023년 세계 탄소 예산’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GCP는 가장 포괄적인 방법으로 세계 탄소 배출량을 계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당 보고서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진행 중인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8)에서 공개됐다.

연구진은 각각의 국가 월별 화석 연료 사용 데이터와 각국 정부가 낸 에너지 소비 예측 등을 종합해 올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추정했다.

화석 연료 사용으로 인한 세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해 368억tCO2eq(이산화탄소환산톤, 이후 톤으로 표기)에 달했다. 인류 역사상 ‘최고치’다. 연료 별로는 석탄이 1.1% 늘었고, 석유는 1.5% 증가했다. 천연가스는 0.5%, 시멘트는 0.8% 늘었다.

세계의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나타낸 지도. 보고서 갈무리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4%를 차지하는 미국은 지난해보다 화석연료로 인한 온실가스를 3% 줄였다. 석탄 화력발전소를 퇴출하면서 석탄 사용이 18.3% 감소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7%가량을 담당하는 유럽연합도 지난해보다 화석연료 온실가스를 7.4% 줄이는 데 성공했다. 석탄 사용량이 18.8%, 천연가스는 6.6% 줄어든 덕분이다. 에너지 위기로 재생에너지를 빠르게 늘렸고, 에너지 수요도 줄었다.

반면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31%를 차지하는 중국에서 화석연료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해보다 4% 증가했다.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를 차지하는 인도도 지난해보다 화석연료 온실가스 배출량이 8.2% 늘었다. 늘어난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가 아니라 석탄 화력발전소로 감당한 탓이다.

인간 활동으로 인한 총 온실가스 배출량은 409억t으로 분석됐다.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속도는 2003~2012년 연평균 2.1%에서 2013~2022년 0.14%로 크게 줄었다. 속도가 줄어든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현재 수준으로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7년 안에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넘게 상승한다.

전 세계가 2050년 ‘탄소 중립’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매년 15억t씩 줄여가야 한다. 인류는 코로나19로 타격이 컸던 2020년에도 20억t을 줄이는 데 그쳤다.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해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1.7도 오른다.

연구진은 “개별 국가에서 보인 진전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화석연료 사용, 토지 이용 변화로 인한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라고 봤다.

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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