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전 어게인',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등 K팝의 근간"…설경구→박학기 뭉쳤다(종합)[스한:현장]

김현희 기자 2023. 12. 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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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학전 AGAIN'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대학로 대표 소극장 학전이 개관 33년만인 내년 폐관을 앞둔 가운데, 학전을 거쳐 간 많은 예술인들이 마지막 공연을 위해 뭉쳤다.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지하 1층 KOMCA홀에서 '학전 AGAIN' 프로젝트 기자회견이 개최됐다.

학전은 1991년 3월 대학로 소극장으로 개관한 이후 다양한 예술 장르간의 교류와 접목을 통한 새로운 문화 창조 공간으로서 대학로 소극장 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그러나 김민기 대표가 위암 판정을 받으면서 투병에 들어갔고, 수년간 대학로 공연 관객들이 점점 줄어들면서 경영난을 겪어오다 결국 내년 봄 폐관을 결정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폐관을 앞두고 '학전 AGAIN' 프로젝트 공연을 진행한다. 학전에서 싹을 틔우고 김민기를 통해 성장한 문화예술인들이 뜻을 모은 것이다. 이들은 현재 공연 문화에 대한 안타깝고 아쉬운 마음과 학전의 김민기 선생님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공연으로 대신하려는 마음을 담았다.

박학기는 "자발적으로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만들었다. 김민기와 학전은 꿈의 장소였다. 이 곳에서 음악을 시작했고 많은 연극인이 학전에서 나왔다"며 "늘 그 자리에 있을 것 이라고 생각했는데 힘든 걸 혼자 감내하고 있었다"며 김민기 대표와 폐관 결정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는 "김민기는 여기 앉아있는 많은 후배를 키워왔다. 이번 상황을 보면서 우리 모두가 안타까웠다. 김민기와 학전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는데 그 빚을 갚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며 "유사 이래 이렇게 큰 프로젝트는 없었던 것 같다. 바로 김민기라는 존재 하나만으로도 큰 힘이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학기 뿐만 아니라 이날 자리에 모인 이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자신의 시작을 함께한 학전을 향한 마음을 표현했다.

사진 제공='학전 AGAIN'
사진 제공='학전 AGAIN'

배우 김윤석, 장현성, 황정민, 조승우와 함께 학전 독수리 오형제라 불리는 설경구는 "이 자리에 오고 싶지 않았다. 반가운 자리가 아니어서 오고 싶지 않았는데 고민 끝에 참석을 결정하게 됐다. 나의 연기 시작점이 학전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를 받아주는 극단이 없어서 용돈벌이 하러 학전 포스터를 붙이다가 함께하게 됐다. 그게 1994년 '지하철 1호선' 초연이었다. 나를 시작하게 해준 분이고, 공간이다"라며 "배우들이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래도 공연에 올라갈 것이다. 학전은 청년 문화의 상징적인 문화적 가치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방은진은 "1994년 '지하철 1호선'에서 연출가와 배우로 만나 함께하게 됐다. 그때에는 '지하철 1호선'이 소극장 뮤지컬 역사에 남는 기록을 세울 줄 생각하지 못했다"며 "학전이 폐관을 결정했을 때 너무 안타까웠고, 할 수 있는 것이 없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십시일반해서 할 수 있는 걸 하겠다"고 말했다.

학전에서 김광석, 동물원, 노영심 피아노를 치는 것으로 시작해 형을 존경하게 됐다고 한 김형석은 "저 또한 학전에서 데뷔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학전이 문을 닫는다는 말을 듣고 한마음으로 모여 이 자리가 마련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제가 (김민기) 형의 음악으로 위로받았던 것처럼 이번에는 형이 '학전 AGAIN' 프로젝트를 통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며 "지금 K팝이 글로벌하게 성장 중인데 그 근간이 되는 DNA에는 형의 음악이 있을 거라 믿는다. 학전이 계속 유지되면서 새로운 꿈나무들이 별이 될 수 있는 공연장이 계속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이다"라고 덧붙였다.

학전을 나의 고향이라고 표현한 유리상자 박승화는 "학전 소극장이 문을 닫는다는 얘기를 듣고 슬펐다. 가끔 운전하다가 어릴 때 살던 동네만 바뀌어도 마음이 이상한데 대학로 학전 소극장은 그 이상일 것이다"라며 "김민기 선배님의 건강과 학전의 유지를 위해서 애쓰도록 하겠다"라고 전했다.

박학기는 "오늘날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가 있을 수 있었던 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시작한 누군가가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우리는 첫 삽을 뜬 누군가를 잊고 있는 것 같다"고 학전 폐관에 대해 거듭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며 "이번 공연으로 생기는 수익금은 학전 재정의 어려움을 돕고, 또 새로운 출발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연문화 발원지인 학전과 김민기 대표에 대한 인사를 전하기 위한 '학전 AGAIN' 프로젝트 공연은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배해선, 방은진을 비롯한 다수의 배우 및 가수가 참여하며, 오는 2024년 2월28일부터 3월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학전블루에서 진행된다.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kimhh20811@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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