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폐관 '학전'…설경구·박학기·김형석, 쓸쓸히 보낼 순 없다(종합) [N현장]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설경구, 배해선, 방은진, 장현성, 뮤지선 박학기, 박승화, 루카, 한경록, 김형석 등 예술가들이 33년 동안 예술인의 무대였던 '학전'(學田)의 마지막을 함께 한다.
'학전 AGAIN' 프로젝트 기자회견은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KOMCA홀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가수 박학기, 유리상자 박승화, 여행스케치 루카, 크라잉넛 한경록, 작곡가 겸 음악 프로듀서 김형석, 작사가 김이나 및 배우 설경구, 배해선, 방은진, 장현성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후배 및 동료 배우들이 뜻을 모은 '학전 AGAIN' 공연에 대한 김민기 대표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방은진은 "'네 맘대로 해라', '내가 뭘 알아, 너희들이 알아서 해'라고 하셨다"라고 반응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김민기 대표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치료는 적극적으로 하고 계신다, 서울대 병원이 가까우니 평소와는 다른 건전한 삶을 살고 계신다"라고 설명했다.
박학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부회장은 '학전 AGAIN' 프로젝트 공연 구성에 대해 "설경구, 황정민 배우와 전화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배해선, 장현성 등 배우들도 공연에 함께 할 것 같다"라며 "기본 구성은 가수 2팀, 3팀의 공연이 있고, 중간중간 배우분들이 들어오셔서 노래도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공연 수익금을 어떻게 활용할지 묻는 질문에는 박 부회장은 "학전소극장이 180석인데, 풀 매진을 해도 그돈이 얼마 되지는 않는다"라며 "적은 돈이지만 문화를 위해 쓰일 수 있는 힘이 생기는 돈"라고 했다.
'학전'에서 배우 경력 30년을 시작했다는 설경구는 "장현성, 배해선은 오디션을 봤다고 했지만, 저는 포스터를 붙이다 탑승했다"라며 "대학 졸업 후 받아주는 극단이 없어서 한달 포스터를 붙이고 다니니, (김민기) 선생님이 나에게 '지하철 1호선'을 하자고 하셨다, 왜냐고 물어보니 나중에 '성실해보여서'라고 하시더라"라고 연기를 시작한 계기를 이야기했다.
설경구는 "끝까지 저를 끌고 가셨고 시작시켜주신 분이고, ('학전'은 나에게) 그런 공간이다"라며 "내년 2월28일부터 3월14일까지 공연을 하는데 배우들이 무엇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박)학기형이 무대에 올라오라고 해서 올라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곡가 김형석은 "나 또한 학전에서 데뷔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김민기)형을 너무 존경했다, (동료, 후배에게)정확한 인센티브를 분배해주셔서 좋았다"라며 "'학전'이 문을 닫는다는 말을 듣고 한마음으로 모여 이 자리가 마련됐다"라고 했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형이 위로받았으면 좋겠다, 지금 K팝이 글로벌하게 잘 되고 있지만 우리 모두의 DNA가 형의 음악에 영향을 받았을거라 생각한다"라며 "음악과 공연이 펼쳐진 학전 공간이 계속 유지되면서 새로운 꿈나무들에게 기회를 마련해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참석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학기는 "씨앗이 있어서 나무가 있다, 오늘날 BTS(방탄소년단)와 블랙핑크가 있을 수 있는 것은 어려운 상황에서 출발한 누군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TV에서 각광받는 분들만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는 않다, 이번 공연을 통해 김민기 형님에게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표현하고 싶다"라고 바랐다.
한편 1991년 3월 개관해 수많은 예술인들이 교류할 수 있었던 문화창조 공간인 '학전'(學田)은 내년 3월15일 폐관한다. 코로나19 전후로 계속된 재정난과 김민기 대표의 투병으로 더 이상 운영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학전'은 대표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4200회 이상 공연하며 창작 뮤지컬의 중심지 역할을 했으며 가수 윤도현, 이은미, 강산에, 배우 황정민, 설경구, 김윤석 등 수많은 예술인을 배출한 장소다.
공연문화 발원지인 학전과 김민기 대표에 대한 인사를 전하기 위한 '학전 AGAIN' 프로젝트 공연은 오는 2024년 2월28일부터 3월14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학전블루에서 진행된다.
ahneunjae9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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