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블랙핑크 성공? 뿌리 있었기에" 설경구→박학기, 한마음 한뜻 '학전 어게인' [종합]

'학전 AGAIN'이 K컬처의 근간이 된 문화 공간의 유종의미를 장식한다. 이들은 학전이 전 세계적으로 위상을 떨친 그룹 방탄소년단, 블랙핑크의 뿌리나 다름 없다는 자부심도 내비쳤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5일 오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에 위치한 KOMCA 빌딩에서 '학전 AGAIN(어게인)' 프로젝트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행사에는 박학기, 작곡가 김형석, 작사가 김이나, 유리상자 박승화, 배우 설경구, 장현성, 방은진, 배해선 등이 참석했다.

학전(대표 김민기)은 1991년 3월 대학로 소극장으로 개관한 이후 다양한 예술 장르간의 교류와 접목을 통한 새로운 문화창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또한, 소극장 뮤지컬 최초로 라이브 밴드를 도입, '지하철 1호선', '모스키토', '의형제', '개똥이' 등 학전만의 특색을 담은 공연을 기획·제작했다. 이런 가운데, 학전은 창립 33주년을 맞는 내년 봄, 폐관을 앞두고 '학전 AGAIN' 프로젝트 공연을 진행한다.

iMBC 연예뉴스 사진

이날 김민기와 절친한 사이인 박학기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부회장은 "사실 학전이 지금의 원형 형태로 유지하고 있는 게 말이 안 되는 상태"라며 "자본주의 상태에서 살아남기 위해 마케팅이 있어야 하는데, (김민기 형님이) 그런 걸 하지 않으셨다. 형님을 존경하고 따랐지만 지금은 형님이 많이 아프시다. 그래서 가슴이 많이 아프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 상황을 보면서 우리 모두가 안타까워했다. 김민기라는 사람과 학전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어서, 그 빚을 갚고 싶어서 '학전 AGAIN'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박학기는 "오늘날의 방탄소년단, 블랙핑크가 있는 건 뿌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당연한 진리를 너무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고 강조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설경구는 "사실 이 자리에 오고 싶지 않았다. 반가운 자리가 아니지 않나. 박학기 형에게 전화가 왔을 때 못 가겠다고 했는데, 나중에 다시 전화해서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학전은 내가 사회생활을 시작한 곳이다. 장현성 등 배우들은 오디션을 보고 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 탑승했지만, 난 포스터를 붙이다가 탑승하게 됐다. 선생님께 '날 왜 캐스팅했냐'고 물어보니까 '성실해 보여서'라고 하시더라"고 지난 과거를 되돌아봤다.

이어 "기억이 남는 일화가 있다. '지하철 1호선' 했을 당시 와이어리스 마이크가 6개밖에 없었다. 사람은 8명이었는데. 난 노래를 못해서 못 받았다. 안 주더라. 하지만 끝까지 날 끌고 가서 시작시켜주신 분은 김민기 선생님이셨다"라고 털어놨다.

배해선은 "이 자리에 함께할 수 있어서 영광이다. 김민기 선생님에게 배움을 받고, 영향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자리 뒤에 서 있을 것 같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음악을 말하듯, 대사를 노래하듯 해라', '지금 네가 서 있는 곳이 시멘트인지 모래 위인지를 느끼고, 제대로 서서 노래하고 말하라'는 말씀을 김민기 선생님이 늘 하셨다. 아직도 생각이 난다. 많이 배웠다"고 전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iMBC 연예뉴스 사진

작곡가 김형석은 "K팝 근간에는 김민기 형의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음악 공연이 펼쳐진 학전이라는 공간이 계속 유지되면서 새로운 꿈나무들에게 기회가 마련되면 좋겠다. 꿈나무들은 계속해서 나오는 것 아니냐. 역사 있고 의미 있는 이곳이 계속 유지되길 바라는 마음에 이 자리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유리상자 박승화는 "굵고 짧게 말하겠다. 나의 고향 같았던 학전이 문을 닫는다는 얘기를 듣고 무척 슬펐다. 가끔 운전하다가 예전에 살던 동네를 지나가곤 한다. 어릴 때 살던 동네가 조금만 바뀌어도 마음이 이상한데, 대학로 학전 소극장은 그 이상일 것"이라며 "그 섭섭한 마음은 설명할 수가 없다. 김민기 선생님의 건강과 학전의 유지를 위해 유리상자도 애쓰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iMBC 연예뉴스 사진

학전은 오는 2024년 3월 15일을 끝으로 폐관한다. 재정 그리고 김민기의 건강 악화로 문을 닫게 된 것. 이와 관련해 방은희는 "김민기 선생님이 강조하신 말이 있다. 학전이 폐관되더라도 학전답게, 뜻깊은 공연을 올린 뒤 폐관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또한 건물주가 누가 될진 모르겠지만 김광석 선배의 노래비와 벽채 하나는 남겨뒀으면 좋겠다고 강조하시더라"고 전했다.

끝으로 장현성은 "학전에 많은 분들이 추억을 갖고 있는 관객들이 계신다. 나 역시 그렇다. 그때 기억이 되살아나고, 본인의 인생에서 귀중한 시간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다. 슬프지만 기쁜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한편 '학전 AGAIN' 프로젝트는 오는 2024년 2월 28일부터 3월 14일까지 학전 극장에서 공연된다.

iMBC 장다희 | 사진제공 학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