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팥팥’ PD “시즌2? 시청자보다 저희가 더 하고파…서사 만들어준 수박씨 감사”[EN:인터뷰①]
[뉴스엔 황혜진 기자]
"농사에 진심이었던 출연자 분들, 프로그램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 분들, 그리고 서사를 만들어 준 수박씨에게 감사드립니다."
10월 13일 첫 방송을 필두로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40분 방송되고 있는 tvN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연출 나영석, 하무성, 변수민)(이하 '콩콩팥팥')은 배우 이광수와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의 '밭캉스'(밭일+바캉스) 도전기를 담은 코믹 다큐 예능이다.
'콩콩팥팥' 마지막 회를 앞두고 12월 5일 서울 마포구 상암 CJ ENM 사옥에서 만난 하무성 PD는 "날씨가 따뜻해지기 전이었던 4월쯤 프로그램을 처음 기획하고 준비하기 시작해 5~6월 출연자 분들을 만났다. 꽤나 길게 준비해 온 프로그램이라 한편으로는 종영을 앞둔 마음이 후련하다. 결과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 만족스럽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리코더 연주를 토대로 손수 '콩콩팥팥' 오프닝 송을 만든 노광수 작가는 "작가가 이렇게 직접 카메라를 들고 촬영을 하고, 출연자 분들과 많은 스킨십을 한 프로그램은 처음이었다. 출연자들과 정말 재밌게 촬영했다. 이런 프로그램을 또 언제 해볼까 싶을 정도로 재밌게 찍어 아쉬운 마음이 크다. 재밌게 잘 봐주시는 분들이 많다고 해서 감사해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시청률 조사 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3.2%로 출발한 프로그램 시청률은 상승을 거듭한 끝에 12월 1일 8회 5%를 기록했다. 농사에 진심인 네 멤버들의 열정과 끈끈한 케미스트리는 물론 이들의 애정을 기반으로 무럭무럭 자라난 농작물, 이웃들의 따스한 정, 아름다운 자연 풍경은 매주 '콩콩팥팥' 본 방송을 사수하게 하는 요소들이었다.
시청률을 매주 확인했냐는 물음에 하무성 PD는 "당연히 매주 아침 잠 못 이루고 시청률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며 확인했다. 첫 방송 시청률이 나왔을 때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내부 분위기였다. 사실 어떻게 보면 경쟁률이 센 시간대였다. MBC 드라마 '연인', 한국시리즈 결승도 있었고 축구도 있어 쉽지 않았다. 그래도 나름 선방을 한 것 같다. 지난주 시청률 오름세도 보였고, 저희 바람보다도 잘 나온 것 같아 정말,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멤버들 역시 시청률 상승세에 기쁨을 표했다. 하무성 PD는 "(김)기방이 형은 '시청률 잘 나왔던데. 앞으로도 파이팅 하자고'라고 좋게 얘기해 줬다. 방송에도 나왔던 것처럼 출연자 분들과 제작진이 함께 있는 채팅방이 있다. 첫 방송 전 시청률이 어떻게 나올까 떨려하기도 했고, 나온 이후에는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니냐'라는 이야기도 했다. (이)광수 같은 경우 제게 따로 전화가 왔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아주머니 분들도 프로그램을 재밌게 보고 계시다고 하셨다더라. 그런 말을 3번 정도 들었다고, 이 정도면 괜찮은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했다. 저희도 그 이야기를 듣고 잘하고 있나 보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위해 시청자들의 반응도 부지런히 모니터링했다. 하무성 PD는 "(이)광수 씨가 처음에 뱀 나왔을 때 어머니 이것 보시라고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있었다. 커뮤니티에 대화 전문을 받아 적어놓은 분이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그걸 보고 (이광수의) 음성이 자동으로 지원된다는 댓글이 있더라. 저희도 공감하며 재밌어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했다.
멤버들과 족구 대결을 펼쳤던 노광수 작가는 "'살다 살다 이렇게 족구 못하는 사람들은 처음 본다'라는 댓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 하무성 PD는 "광수 작가님 아버지도 TV를 통해 아들이 족구하는 모습을 보고 창피해하셨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이광수와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이 한 자리에 모인 그림 자체만으로도 신선했지만 이들이 농사에 본격 도전한다는 구상 역시 색달랐다. 하무성 PD는 "기획 회의에서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기획 회의를 하던 3~4월 친한 연예인들끼리 여행을 가는 류의 예능이 많았다. 저희도 처음에 멤버가 꾸려지고 함께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겠다고 제안이 왔을 때 사실 제일 먼저 떠오른 건 여행 예능이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국내 여행을 가면 차별화 포인트를 만드는 게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것 말고 다른 걸 해보자는 이야기를 했죠. 장사의 경우 바로 이전에 '서진이네'가 제작됐던 상황이라 안 된다고 판단했고, '지구오락실' 같은 게임 예능도 아니라고 느꼈어요. 이들 넷이 정말 친하고, 같이 있기만 해도 재밌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찰하고, 자연스럽게 풀어놓는다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간 해보지 않았던 걸 함께 하는 그림이라면 재밌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농사로 가게 됐죠."
누구나 그렇듯 '콩콩팥팥' 팀 역시 잘 알지 못하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드는 일이 녹록지만은 않았다. 하무성 PD는 "이광수는 원래 농사에 도전하게 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재밌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후 나머지 세 분에게 알리는 자리를 마련했는데 세 분 다 처음에 듣고는 당황하셨던 것 같기는 하다"고 밝혔다.
농사라는 아이템에 대해 접근하는 과정에서 제작진으로서 중점을 둔 대목은 무엇이었을까. 하무성 PD는 "아버님들(이웃주민)께는 저희 농사를 대신 지어 주시면 안 된다는 부탁 말씀을 드렸다. 첫 번째는 농사가 장난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대하면 안 된다는 정서가 있었다. 한 가지 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식당처럼 뭔가를 만들어내 손님을 맞이하는 건 아니므로 주말 농장처럼 우리끼리 재밌게 놀고, 그렇게까지 높게 기준을 가져가지는 말자였다"고 설명했다.
"진심으로 하되 출연자들이 즐겁게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된다고 생각했어요. 실제로 이분들도 처음 농사를 하다 보니까 진짜 씨를 심고 모종을 심으면 (농작물이) 나오는 건지 궁금해했어요. 들깨가 깻잎에서 나오는 건지, 들기름이 나오는 건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해 본인들도 점점 알게 되며 몰입을 했던 것 같아요. 출연자들이 밭농사를 하는 과정에 자연스럽게 진심으로 빠져들게 됐다는 것이 제작진 입장에서는 우연히 얻어걸린 행운 같았죠."
동근 아버님은 '콩콩팥팥' 멤버들이 심었던 상추가 죽은 자리에 제작진과 멤버들 몰래 총각무를 심어 주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이 같은 장면에 대해 하무성 PD는 "사실 저희도 놀란 순간이었다. '심어주셨다고? 안 되는데. 근데 심은 걸 다시 뽑으라고 할 수도 없고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첫 번째로 들었다. 그러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다시 뽑을 수도 없다는 것이었다. 도와주시지 말라는 말씀은 드렸지만 아버님의 마음은 우리 출연자들을 생각하고 배려해 주신 것이었기에"라고 회상했다.
이어 "농사를 업으로 삼는 분들을 만나며 알게 된 게 작물을 죽는 것에 대해 저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안타깝게 생각하고 마음 아파하신다는 것이었다. 그 점을 감안한다면 아버님한테는 보기 힘든 고통이었을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저희 원칙은 그랬지만 아버님이 정말 선한 의도로 해 주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아버님이 워낙 좋은 분이었다. 애초에 저희가 밭을 섭외할 때 주변 분들이 어떤 분들이신지에 대해서까지는 알지 못했다. 정말 운 좋게도 마음씨 좋으신 분들이 계셨다"고 덧붙였다.
노광수 작가는 "저희가 작물을 보려고 설치해 둔 카메라가 있었는데 아버님이 매일 같이 살펴봐 주셨더라. 저희가 드린 부탁이 있기에 (밭일을) 도와주시지는 못했는데 계속 두리번거려 주시고 돌봐 주셔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동근 아버님 외 카페 사장님 가족, 망치 회장님 등 '콩콩팥팥'에는 따스한 정의 가치를 새삼 되새기게 한 이웃들이 적지 않았다. 하무성 PD는 "일단 너무 감사한 일이다. 저희가 그분들한테 출연자들이 올 것 같으니까 이렇게 해 달라고 요청드린 부분은 전혀 없었다. 망치 회장님 외 저희가 미리 섭외한 분들은 없었다. 그분들 입장에서 처음 한두 번은 당황스러우셨을 수도 있다. 연예인들과 카메라가 들어오고 커피 달라고 하는 게 부담스러우셨을 수도 있는데 정말 반갑게 맞아주셨다. 첫 번째로는 정말 감사하다는 말을 드려야 할 것 같다. 큰 호의를 베풀어 주셔서 출연자들도 마음을 열고 인간적인 정을 나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서로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 같다. 이에 더해 방송에도 풍성한 그림으로 담겼기에 저희는 여러모로 감사하다"고 밝혔다.
초보 농부가 된 멤버들은 바쁜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본업 못지않게 농사일에 열정을 보였다. 노광수 작가는 "저희도 밭농사에 대해 공부를 열심히 했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는 알고 갔지만 출연자 분들에게 직접적으로 알려드리지 않았다. 어떤 길로 가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알고만 있었고, 본인들이 알아서 하게 하는 게 원칙이었다"고 말했다.
하무성 PD는 "중간중간 저희가 정해놓은 정기 촬영이 있었다. 그 외에는 만약 여러분이 시간 되면 한두 번씩 밭을 둘러보는 건 너무 좋다고, 쉽지 않을 수 있으니 여러분 알아서 하시라고 이야기를 해뒀는데 3~4번 밭을 보러 갔더라. 자기들끼리 시간을 내서 쉬는 날이라고 간 것도 저희 입장에서는 참 고마웠다. 그만큼 이분들이 농사에 진심이라는 게 느껴져서 정말 보기 좋았다"고 출연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제작진으로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꼽아 달라는 요청에 노광수 작가는 "전 한 번 심었던 것들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였다. 잡초가 너무 많이 자라서 새로 다 엎었을 때가 있었다. 사실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 싶었다. 계획대로 착착 해내고 수확하는 모습도 나중에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걸 다 멈추고 밀어버릴 수밖에 없었던 것이 아쉬웠다. 출연자들도 허망해하고 아쉬워했다. 트랙터로 밭을 밀 때, 아예 원점으로 다시 돌아갈 때 걱정도 되고 다시 시작이라는 생각도 들어 기억에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하무성 PD는 "수박이 실제로 자랐을 때가 가장 인상 깊었다. 수박씨를 심었을 때, 그 누구도 열매가 나올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저희 제작진도 예상하지 못했다. 저희끼리는 수박이 나왔다는 사실이 먼저 공유가 됐는데 (밭으로 향하는 길에도) 이 수박이 진짜 나왔냐고, 이게 말이 되냐며 놀란 마음으로 갔다"고 밝혔다.
"실제로 출연자 분들과 함께 수박을 촬영하고, 그분들의 리액션을 함께 담을 때 저희도 정말 신기했어요. 왜 그들이 저렇게까지 호들갑을 하는지 이해가 가고 정말 즐거운 순간이었다. 아무렇게나 뱉었던 수박씨가 저희에게 너무나 중요한 서사를 만들어줬다. 수박씨한테도 감사하다. 사실 수박과 들깨, 깻잎이 다했다. 수박과 들깨, 깻잎이 없었으면 3회 정도에서 종영할 수도 있었을 것 같다.(웃음)"
거를 타선 하나 없었던 웰메이드 예능의 종영이 다가오며 시즌2 제작을 염원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높은 상황. 시즌2를 기대해도 괜찮겠냐는 물음에 하무성 PD는 "일단 너무 감사한 반응이 있어 제작진 입장에서는 시즌2를 너무 하고 싶다. 아마 시즌2를 원하시는 대중 분들보다 저희가 더 하고 싶을 것"이라며 미소 지었다.
"저희는 그럴(시즌2 제작) 생각이 너무나 있습니다. 3~4월에 기획을 시작해 10월께까지 농사를 했어요. 거의 1년짜리 프로젝트였는데 출연자 분들의 경우 영화, 드라마 등 잡혀 있는 스케줄이 많아 긴 시간을 빼 조율하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일단 하고는 싶고, 할 건데 당장 가까운 시일 내는 아마 조금 힘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어쨌든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시즌2를 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출연자들도 다 정말 하고 싶어 하고, 시청자 분들의 좋은 반응에 대해서도 정말 좋아하고 있어요. 마지막 방송에도 좀 나오긴 할 건데 (김)우빈이 같은 경우 일단 시즌7까지 계속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해 줬어요. 스케줄 잘 조율해서 해보고 싶습니다."
끝으로 노광수 작가는 "사실 농사일이 반복이고 하다 보니까 걱정을 좀 많이 했다. 올라가는 시청률이 나와 정말 감사하다. 제가 너무 흔들리게 카메라를 찍어 죄송하다는 말씀도 전하고 싶다. 제가 (도)경수 담당이었는데 경수의 얼굴을 잘 못 찍고 그런 경우가 많았다. 경수 얼굴이 잘 안 나오고 그럴 때마다 너무 죄송한 마음이었다. 이 자리를 빌려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인터뷰②에서 계속)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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