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블랙핑크 등 K팝 근간” 암 투병 김민기의 학전, 33년만 역사속으로[종합]

배효주 2023. 12. 5. 16: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설경구
김형석
방은진
장현성
배해선
박학기

[뉴스엔 글 배효주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시작점, 학전이 문을 닫는다. 이에 학전을 거쳐간 예술인들이 마지막 공연을 향한 관심을 촉구했다.

'학전 AGAIN' 프로젝트 기자회견이 12월 5일 서울 강서구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지하 1층 KOMCA 홀에서 열렸다. 작사가 김이나가 진행을 맡은 가운데 설경구와 장현성, 방은진, 배해선, 박학기, 김형석 등이 참석했다.

'학전 AGAIN'은 창립 33주년을 맞는 내년, 학전의 폐관을 앞두고 진행하는 프로젝트다. 암 투병 중인 김민기 대표는 재정난과 건강 악화를 이유로 학전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학전은 1991년 3월 대학로 소극장으로 개관한 이후 다양한 예술 장르간의 교류와 접목을 통한 새로운 문화창조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소극장 뮤지컬 최초로 라이브 밴드를 도입했고, '지하철 1호선' '모스키토' '의형제' '개똥이' 등 학전만의 특색을 담은 공연을 기획·제작하며 한국적인 창작 뮤지컬의 성장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가수 윤도현·박학기·알리·동물원·장필순·권진원·유리상자·이한철·이은미·자전거탄풍경·여치·시인과촌장·크라잉넛·유재하동문회·하림·이정선·노찾사·한상원밴드·왁스·김현철·한영애·이두헌(다섯손가락)·강산에·정동하, 배우 황정민·설경구·장현성·김윤석·방은진·배해선·정문성·이정은·김원해·전배수·김희원·박명훈·오지혜·최덕문·안내상 등 많은 예술인들이 학전 무대를 거쳐 성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설경구는 "이 자리에 오고 싶지 않았다. 처음 연락이 왔을 때는 못 가겠다고 했는데, 몇 시간 후에 다시 전화를 해서 참석하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운을 떼면서 "연기한 지 30년이 됐는데, 학전은 저의 시작점"이라고 폐관을 아쉬워했다.

이어 "장현성 씨, 배해선 씨는 오디션을 보고 뮤지컬 '지하철 1호선'에 탑승했지만 저는 포스터를 붙이다가 탑승했다. 저를 받아주는 극단도 없어서 용돈 벌이 하자고 학전에 포스터를 붙이러 갔다가, 기획 실장님이 '김민기 선생님이 너보고 '지하철 1호선' 하쟤' 하시더라. 나중에 물어보니 '성실해 보여서'라고 하셨다. 저는 노래가 안 됐지만, 저를 끝까지 끌어주신 분"이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뭘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저도 무대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김형석은 '아침이슬' 등을 만든 싱어송라이터 김민기를 두고 "형의 노래를 데모할 때 많이 불렀다. 그래서 정서가 셀 줄 알았는데, 철이 들고 나서 노래를 자세히 들어보니 서정성을 항상 잃지 않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 서정성이 모든 음악의 공통 주제였구나 하는 걸 알게 됐다. 그런 것들이 형이 준 너무나 큰 선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학전에서 첫 데뷔를 했다고 해도 과언 아니다. 건반 주자였는데 김광석, 동물원, 노영심 피아노를 같이 치면서 시작했다. 그런 학전이 문을 닫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든 분들이 함께 모여 이런 자리가 마련됐다"며 "형의 노래를 듣고 위로를 받았는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김민기 형이 위로를 받기를 바란다. 이렇게 K팝이 글로벌하게 잘되고 있는 근간에는 김민기 형 음악의 영향이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배우 겸 감독 방은진은 "이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에 대한 김민기의 반응은 어떠냐"는 질문을 받고 "'맘대로 해' 라고 하시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현재 암 투병 중인 김민기의 건강 상태가 어떠냐는 질문에는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적극적으로 잘하고 계신다"면서 "굉장히 건전한 삶을 살고 계신다"고 귀띔했다.

또한, 방은진은 "소극장을 혼자서 운영한다는 것이 쉽지 않으셨을 것이다. 그럼에도 33년 만에 닫겠다고 했을 때 많이 안타깝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학전이 어떻게 후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생각하셨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학기는 "오늘날 BTS와 블랙핑크가 있을 수 있었던 건 어려운 상황 속에서 시작한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첫 삽을 뜬 누군가를 잊고있는 것 같다"고 학전의 폐관에 대해 거듭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며 "이번 공연으로 생기는 수익금은 학전 재정의 어려움을 돕고, 또 새로운 출발을 위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학전 AGAIN' 프로젝트에는 설경구, 황정민, 장현성, 배해선, 방은진을 비롯한 다수의 배우 및 가수가 참여하며, 2024년 2월 28일부터 3월 14일까지 학전 극장에서 공연된다.

뉴스엔 배효주 hyo@ / 유용주 yongju@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