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한국 WRC 대표단 성과를 기원하며

2023. 12. 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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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정수 한국전파진흥협회 상근부회장

세계전파통신회의(WRC-23)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12월 15일까지 4주간 열린다. 세계전파통신회의는 국제연합(UN)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의 전파분야 세계 최고 의사결정 회의다. 국제 주파수 분배와 국가간 전파간섭 방지기준 등을 포함한 전파규칙(Radio Regulation)을 개정한다.

4년마다 개최되는 전파올림픽이라고 불리는 만큼 3000여명, 150개국이 참여한 가운데 쟁점 의제에 대해 국가간 치열한 논쟁이 펼쳐진다. 이같은 분위기는 WRC에서 정하는 전파규칙에 따라 각국의 가용 주파수와 전파이용 방법이 결정되는 등 WRC 회의 결과가 각국의 주파수 자원 확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효율적 주파수 분배와 미래 주파수 이용 대비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주축으로 산·학·연·관 전문가로 대표단 49명을 구성·참석하고 있다.

지난 달 21일에는 WRC-23에서 4주간 회의 진행을 주도할 의장단 선출 및 조직구성을 완료했다. WRC-23 의장으로는 아랍에미리트의 모하마드 알 람씨가 선출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아태지역준비회의(APG) 의장인 위규진 박사가 WRC-23 부의장, 임재우 국립전파연구원의 연구관이 제 2위원회(Committee 2) 부의장에 선출돼 의장단으로 활동 중이다. 또, 최형진 삼성전자 수석은 차기의제 IMT 분야 DG(Drafting Group) 의장으로서 IMT 추가 주파수 논의 조정 역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전파진흥협회는 WRC 사무국으로서 회의를 위해 2019년 WRC(이집트) 이후 20년 대표단 발족을 시작으로 6회의 APG 회의 참가, CPM 2회 참여, 주파수 국제협력 전문가 양성 및 지원, ITU 6G 민간 전문가 파견 등 다각적인 주파수 국제협력 활동을 추진해 왔다.

4년간 총 6회에 걸쳐 개최된 APG-23(아태지역 WRC-23 준비회의)에 한국 대표단과 참가해 우리나라 입장 반영을 위해 힘써왔다. 특히 제5차 APG-23 회의는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그 결과, 대부분 우리나라 입장이 아태지역 공동입장으로 마련됐기에 WRC에서 좋은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 국내 산업에 유리한 신규 주파수 발굴 작업 일환으로 산학연 전문가로 구성된 WRC 포럼을 2021년 12월 창립하고, IMT 및 위성 소위원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체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제4차 APG-23 회의를 앞두고 '미래 연구과제 발굴 세미나'를 개최해 '한국 WRC 준비단'과 'WRC 포럼'간 협력의 장을 마련하는 등 산업체 의견이 주파수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힘써왔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WRC 관련 전문가의 역량 제고 및 인력풀을 확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초·중·고급 전문가를 대상으로 전파규칙에 대한 이해, 국제회의 대응 실무 등 교육 프로그램을 매년 시행하고 있다. 국제적 주파수 간섭 문제 등 이슈사항 해결 방안에 관한 연구용역을 통해 전문가의 국제협력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 새로운 주파수 국제협력 활동 지원 프로그램을 모색 중이다. 국제회의에서 활동중인 전문가와 신규 전문가의 '멘토-멘티 프로그램'과 우리나라와 ITU와의 소통체계 마련을 위한 '국제기구 민간전문가 파견'을 신규 추진 중이다.

2022년 8월 열린 제4차 APG 회의에서 최우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장과 마리오 마니에비치 ITU-R 국장간 면담에서 양 측은 ITU 민간 전문가 파견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했다. 그간 여러 차례 협의를 거쳐 2024년 3월 민간전문가 ITU 파견을 진행 예정이다.

필자는 이번 회의에서 최 국장과 마리오 국장과 면담을 통해 미래 주파수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국내 6G 민간전문가의 ITU-R 파견을 2024년 3월 준비 중으로 이를 통한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민간전문가 ITU 파견이 국제 주파수 및 기술 표준화 이슈에 대응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미래 인재 양성에 좋은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보통 세계적으로 공통된 의견이 모인 이슈들은 WRC 회의 1~2주차에 마무리되지만, 국가별 의견 대립이 심하거나 중요한 이슈들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가 시작될 것이다. 늦은 밤, 주말까지 지속될 회의에서 '한국 WRC 대표단'이 국가적 사명감을 가지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주기를 바라며, 그 노력이 결실을 보기를 기원한다.

송정수 한국전파진흥협회 상근부회장 jungsusong@rap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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