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서 격차 벌린 민진당…입법위원 선거는 국민당에 열세

이종섭 기자 2023. 12. 5. 15: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통 선거에서 야당과의 격차를 벌렸지만, 함께 치러지는 입법위원 선거에서는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만 온라인 매체 미려도전자보(마이포모사)가 지난달 27∼28일 유권자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샤오메이친(蕭美琴) 정·부 총통 후보 지지율은 36.6%로,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자오샤오캉(趙少康) 후보(30.5%)에 6.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매체의 직전 조사(20∼21일 실시)에서 라이·샤오 후보가 31.8%, 허우·자오 후보가 29.6%의 지지율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던 것에 비해 격차가 커진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제2야당인 대민민중당(민중당) 커원저(柯文哲)·우신잉(吳欣盈) 후보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9.4%포인트 떨어진 17.7%에 그쳤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0%다.

조사 시점을 놓고 보면 지난달 24일 공식 후보 등록 이후 달라진 여론의 흐름을 읽어 볼 수 있다. 20∼21일 조사는 야권 단일화 협상으로 각 당 정·부 후보가 확정되지 않아 총통 후보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후 3당 후보가 모두 공식 확정된 뒤 실시한 조사에서 민진당과 국민당 후보 지지율은 각각 4.8%포인트, 0.9%포인트 올라간 반면 민중당 후보 지지율은 10% 가까이 추락하며 존재감이 약화됐다.

미려도전자보가 실시한 또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12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라이·샤오 후보는 37.8%의 지지율로 허우·자오 후보(29.5%)에 8.3%포인트 앞섰고, 민중당 커·우 후보 지지율은 17.7%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대만 총통 선거에서 반중 성향 민진당과 친중 성향 국민당의 전통적인 양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커 후보가 2019년 창당한 신생 정당인 민중당은 후보 등록 이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를 유지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듯 했지만 선거가 본격화되자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대만 매체 미려도전자보가 실시한 총통 선거 여론조사 추이(녹색선:민진당、파란선:국민당、하늘색선:민중당)。 미려도전자보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내년 1월13일 총통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입법위원 선거에서는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미려도전자보의 27∼28일 조사에서 어느 정당 후보를 지역구 입법위원으로 투표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32.1%가 국민당을 택했고, 민진당을 꼽은 응답은 29.5%였다. 민중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7.5%였다. 입법위원 선거 정당 투표에서는 국민당 33.2%, 민진당 29.6%, 민중당 13.3% 순으로 나타났다.

유권자들이 총통 선거와 입법위원 선거에서 분리 투표를 함으로써 견제와 균형을 택할 가능성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대만 매체 미려도전자보 여론조사에 나타난 입법위원 선거 정당 지지도(왼쪽은 전체 응답자、 오른쪽은 적극 투표층。 위에서부터 국민당、 민진당、 민중당 순)。 미려도전자보 홈페이지 캡처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