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서 격차 벌린 민진당…입법위원 선거는 국민당에 열세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총통 선거에서 야당과의 격차를 벌렸지만, 함께 치러지는 입법위원 선거에서는 제1야당인 중국국민당(국민당)에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만 온라인 매체 미려도전자보(마이포모사)가 지난달 27∼28일 유권자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진당 라이칭더(賴淸德)·샤오메이친(蕭美琴) 정·부 총통 후보 지지율은 36.6%로,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자오샤오캉(趙少康) 후보(30.5%)에 6.1%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해당 매체의 직전 조사(20∼21일 실시)에서 라이·샤오 후보가 31.8%, 허우·자오 후보가 29.6%의 지지율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던 것에 비해 격차가 커진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제2야당인 대민민중당(민중당) 커원저(柯文哲)·우신잉(吳欣盈) 후보 지지율은 직전 조사보다 9.4%포인트 떨어진 17.7%에 그쳤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0%다.
조사 시점을 놓고 보면 지난달 24일 공식 후보 등록 이후 달라진 여론의 흐름을 읽어 볼 수 있다. 20∼21일 조사는 야권 단일화 협상으로 각 당 정·부 후보가 확정되지 않아 총통 후보만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후 3당 후보가 모두 공식 확정된 뒤 실시한 조사에서 민진당과 국민당 후보 지지율은 각각 4.8%포인트, 0.9%포인트 올라간 반면 민중당 후보 지지율은 10% 가까이 추락하며 존재감이 약화됐다.
미려도전자보가 실시한 또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일까지 1201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조사에서 라이·샤오 후보는 37.8%의 지지율로 허우·자오 후보(29.5%)에 8.3%포인트 앞섰고, 민중당 커·우 후보 지지율은 17.7%를 기록했다.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대만 총통 선거에서 반중 성향 민진당과 친중 성향 국민당의 전통적인 양강 구도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커 후보가 2019년 창당한 신생 정당인 민중당은 후보 등록 이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2위를 유지하며 돌풍을 일으키는 듯 했지만 선거가 본격화되자 지지율이 하락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내년 1월13일 총통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입법위원 선거에서는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미려도전자보의 27∼28일 조사에서 어느 정당 후보를 지역구 입법위원으로 투표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32.1%가 국민당을 택했고, 민진당을 꼽은 응답은 29.5%였다. 민중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7.5%였다. 입법위원 선거 정당 투표에서는 국민당 33.2%, 민진당 29.6%, 민중당 13.3% 순으로 나타났다.
유권자들이 총통 선거와 입법위원 선거에서 분리 투표를 함으로써 견제와 균형을 택할 가능성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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