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광훈 집회 간 원희룡, 이재명 겨냥? “대한민국 걸림돌 한 사람 붙잡고 헌신”
“국가의 운명 걸린 일, 제가 할 일 할 것”
전 목사 “간증 잘해···아주 쏙 맘에 든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후임 장관 내정자가 발표된 후 첫 행선지로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보수 기독교 집회를 택했다. 원 장관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할 일에 대해 “전 앞으로 다가오는 국가의 운명이 걸린 일에서 제가 해야 할 일을 하겠다”면서 “뭐냐 하면 딱 한 사람을 붙들어야 한다. 우리 대한민국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을 붙잡고 제가 헌신하고 희생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상대로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원 장관은 지난 4일 저녁 경북 경주의 한 호텔에서 열린 ‘경북·대구 장로총연합 지도자대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행사 사회자는 이후 “원 장관에 이재명하고 한판 붙을 것이냐 물어보려 하다가 선거법에 걸릴까 봐 안 물어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연단에 선 원 장관은 “국토부 첫 장관으로서 임기를 마치는 발표를 받고 여러분을 뵈러 온 게 처음 일정”이라고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평양에서 제주로 온 개척교회 소속 장로였던 아버지 밑에서 자란 사실, 제주지사 시절 한라산 산신제 제관을 맡기 거부한 사례를 들기도 했다.
원 장관은 “저는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했던 것처럼 공산화를 막고 자유 대한민국, 잘 사는 대한민국을 만들었던 게 두 번째 점프였다”며 “세 번째 점프는 공산주의와 이념에 의한 인간의 지배, 그리고 인간의 우상, 이걸 꿈꾸는 북한과 주변에 이런 기운을 우리가 믿음, 헌신, 희생으로 이겨내고 자유, 복음, 통일을 이룰 뿐 아니라 국민통합을 이뤄내고 전 세계에서 가장 앞장서는 제사장 나라로서 빛을 발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
원 장관이 본격적인 정치 재개를 앞두고 강성 기독교 보수 진영에 영향력이 큰 전 목사 주도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행사에 원 장관과 전 목사가 나란히 서진 않았다. 원 장관이 내려간 후 연단에 오른 전 목사는 “와따(아따) 원희룡 간증 잘하네. 웬만해서는 내 마음에 안 들거든. 아주 쏙 빠지게 하네”하고 원 장관을 추켜세웠다.
원 장관은 5일 기자들과 만나 전 목사 주도 행사 참석에 대해 “이철우 경북지사가 각 지역 장로연합회가 모이는 행사에서 간증해달라고 해서 신앙 간증을 다녀온 것”이라며 “거기에 누가 어떤 내용으로 하는지 잘 모르고 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에 대해선 “특정 지역이나 특정 형태를 지금 정해놓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어떤 헌신과 희생이라도 마다하지 않고 솔선수범하는, 다른 사람들이 하기 힘든 일이라면 오히려 앞장서야 하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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