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이자 이정표였다"…김수용 감독 영원히 잠들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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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하늘에도 슬픔이' '안개' '만추' 등을 만든 거장 김수용 감독이 5일 동료 영화인 추모 속에서 세상과 영원히 작별했다.
또 장례 고문을 맡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임권택 감독, 배우 신영균·엄앵란·김혜자·손숙·박근형·이순재 등도 고인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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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만추' 등 불멸의 작품 만든 거장
신영균 "김수용 감독 작품 또 하고 싶다"
장미희 "커다란 산, 우러러보던 큰어른"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저 하늘에도 슬픔이' '안개' '만추' 등을 만든 거장 김수용 감독이 5일 동료 영화인 추모 속에서 세상과 영원히 작별했다.
고인 영결식은 이날 오전 11시30분부터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약 1시간에 걸쳐 열렸다. 배우 강석우가 사회를 맡았고, 김 감독 아들인 김석화씨 등 가족과 함께 장례위원장을 맡은 정지영·이장호 감독, 배우 안성기·장미희 등이 참석했다. 또 장례 고문을 맡은 김동호 강릉국제영화제 이사장, 임권택 감독, 배우 신영균·엄앵란·김혜자·손숙·박근형·이순재 등도 고인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장호 감독은 추도사에서 김 감독을 신상옥·유현목·김기영 감독 등을 함께 언급하며 "1920년대생으로, 1950년대에 데뷔해 한국 영화사를 빛낸 대표 감독들"이라며 "개인적으론 제가 영화감독의 길을 걸어오는 동안 등불과 이정표인 선배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이 1986년 자신의 영화 '허튼소리'에 대한 검열에 반발해 은퇴를 선언한 한 것을 언급하며 "당시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언제나 잊히지 않을, 온몸으로 직접 보여주신 가르침"이라고 덧붙였다.
고인과 10여편을 함께한 배우 신영균은 "좋은 작품 많이 준비해서 내가 가면 꼭 김수용 감독 작품에 또 출연하겠다. 나는 죽어서도 영화배우로서 살고 싶으니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배우 장미희는 "감독님은 늘 커다란 산이었고, 우러러보던 어른이었고, 큰 스승이었다"며 "배우로서 제가 어떤 지향점을 가져야 할까 고민할 때 감독님은 저의 멘토였다"고 말했다.
최근 영화 '서울의 봄'으로 흥행에 성공한 김성수 감독은 "감독님의 영화는 시대의 아픔을 사실적으로 솔직하게 표현했다"며 "삶의 피로와 외로움, 등뼈까지 아려 오는 허기까지 오롯이 담아냈다"고 했다. 이어 "당대 관객이 휘청거리며 건너온 고달픈 세월을 스크린에 고스란히 투사함으로써 관객의 마음을 따뜻이 위로했다. 그 시대 영화가 해야 할 일을 감독님의 영화가 성실히 완수했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난 김 감독은 1960~70년대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전설의 감독이다. 1929년 생인 고인은 1958년 영화 '공처가'로 데뷔했다. 김 감독은 1990년대까지 극영화 109편, 문화영화 12편 등 총 121편을 만들었다. '굴비'(1963) '저 하늘에도 슬픔이'(1965) '산불'(1967) '안개'(1967) '야행'(1977) '화려한 외출'(1978) '도시로 간 처녀'(1981) '만추'(1982) 등을 통해 흥행은 물론 작품성까지 모두 잡아내며 거장으로 불렸다.
1981~1993년 청주대학교 영화학과 교수를 맡았고, 1992년까지 서울예술대학 영화학과 특임강사 겸 중앙대학교 영화학과 특임교수로 후학을 양성했다. 1989년부터 현재까지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고, 영화감독으로는 최초로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b@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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