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손 내미는 중국…왕이 “정상회담으로 중·유럽 관계 청사진 그릴 것”

이종섭 기자 2023. 12. 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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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중국 외교부장(앞줄 가운데)이 지난 4일 베이장에서 유럽연합(EU)과 회원국 외교사절들을 단체 접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 캡처

중국·유럽연합(EU) 정상회담을 앞두고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중국과 유럽 관계의 청사진을 그리기 위해 정상회담에서 심도 있는 교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지난 4일 베이징에서 EU와 각 회원국 중국 주재 외교 사절들을 단체 접견하고 “양측은 회담의 원만한 성공을 보장하고, 중국과 유럽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밀고 나가며 새로운 전망을 보여주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가 5일 전했다. 이날 왕 부장과 EU 및 각 회원국 외교 사절의 만남은 중국·EU 정상회담을 사흘 앞두고 진행됐다. 정상회담을 통해 EU와의 관계 개선을 이루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된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왕 부장과 EU 사절단 만남에 앞서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오는 7일 제24차 중국·EU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방중하는 두 사람을 접견하며, 리창(李强) 국무원 총리가 정상회담을 공동 주재한다. 미셸 의장과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동시에 방중해 대면으로 중·EU 정상회담을 갖는 것은 현 EU 집행부 출범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회담을 앞두고 왕 부장은 양측 관계의 안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과 유럽 관계는 아시아·유럽 대륙의 번영과 세계 정세의 안정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양측이 함께 잘 유지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면서 “중·유럽 관계는 전면적인 회복과 안정적인 상향 추세를 보여왔고, 일련의 고위급 대화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중요한 협력 합의에 도달해 양측 관계의 활력을 구현해 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대유럽 정책은 세계 다극화 흐름과 국제 관계 민주화의 시대 조류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양측이 대화와 협력을 선택하면 진영대결은 형성되지 않을 것이고, 양측이 평화와 안정을 선택한다면 신냉전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개방과 상생을 택한다면 세계 발전과 번영에 희망이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지난달 시 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중간 긴장 완화의 발판을 마련한 뒤 유럽과도 관계 개선에 나서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이번 중·EU 정상회담에 각별한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왕 부장 발언에는 유럽이 미·중 관계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자적인 외교 노선을 통해 중국과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해주길 바라는 속내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과 유럽의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 수립 20주년과 중국·유럽 정상회담 체계 수립 25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며 “정상회담이 미래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전략적 소통을 통해 이해와 신뢰를 높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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